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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정의당 사과 요구에 "사과할 일 하지 않았다" 요구 일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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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25일 내년도 정부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에 앞서 국회의장을 비롯한 5부 요인과 국민의힘·정의당 지도부와 만났다.
`시정연설 보이콧`을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이 자리에도 불참, 사전환담은 다수당이자 제1야당이 빠진 채 `반쪽`으로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시정연설을 시작하기에 앞서 약 20분간 국회의장 접견실에서 김진표 국회의장 등과 환담했다. 김명수 대법원장,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한덕수 국무총리,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 최재해 감사원장도 자리했다.
여당에선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정의당은 이은주 비상대책위원장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김 의장, 이광재 국회 사무총장과 함께 가장 늦게 입장했고, 자신을 기다리던 참석자들에게 두 손으로 `착석하자`는 수신호를 보내면서 환담은 시작됐다.
참석자들 전언을 종합하면 환담이 비공개로 전환된 후 정의당 이 비대위원장은 윤 대통령을 향해 "환담장에 오면서 편하셨나. 사과에는 시기가 따로 있지 않다. 사과하시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국회에 입장할 때 로텐더홀 앞에서 "국회 모욕, 욕설 대통령은 사과하라" 등의 피켓을 든 채 진행한 민주당의 `침묵시위`를 일컬은 것이었다. 정의당 역시 윤 대통령이 미국 순방 당시 국회를 향해 `이 XX들`이라고 발언한 것을 사과하라고 요구해 왔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사과할 일은 하지 않았다"며 이 비대위원장 요구를 일축했다.
이 비대위원장은 정의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개정안)과 관련, 윤 대통령에게 "아직 국회에서 입법 논의도 시작되지 않았는데 대통령 거부권 이야기가 나오는 데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다"고도 했다.
노란봉투법은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그러자 윤 대통령은 "노란봉투법 관련해서 거부권 이야기를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국회에서 논의를 시작해 달라"고 답했다.
아울러 이 비대위원장은 윤 대통령을 향해 "정부 예산안을 보면 민생예산이 너무 깎였다. 부자감세가 예산안의 골자인 것 같다"고 지적하자, 국민의힘 정 비대위원장과 주 원내대표가 "아니다. 팩트체크해 봐라. 민생예산은 오히려 늘린 게 많다"며 정부를 엄호하기도 했다.
예산안 이야기가 오가자 윤 대통령은 "어려워진 서민경제를 챙기기 위해 신경을 썼다"며 "긴축재정을 해서 `약자 복지`를 늘리겠다. 민생예산 삭감 문제도 충분히 국회 심의과정에서 보강될 수 있는 것 아니냐"라고 언급했다.
앞서 공개 환담 자리에서 김 의장은 날씨 이야기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날씨가 좀 쌀쌀해진 것 같다. 대통령의 국회 방문을 환영한다"면서 "그런데 여의도 날씨가 훨씬 더 싸늘한 것 같다"고 했다.
민주당이 중앙당사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 등에 강력히 반발하며 정국이 급격히 얼어붙은 상황을 비유한 것으로 해석됐다.
민주당 출신인 김 의장은 "오늘 아침 국회의 모습이 가장 좋은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비쳐야 할 텐데 의장으로서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도 했다. 이는 헌정사 최초로 제1야당이 대통령이 직접 한 시정연설에 불참한 것을 일컬은 것으로 보였다.
윤 대통령은 김 의장의 `여의도 날씨` 언급에 그저 "하하"라며 짧게 웃기만 했다.
김 의장은 또 "오늘 예산안은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국회에) 나가서 국민들에게 밝히는 것"이라며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할 국정과제도 중요하겠지만 지난 대선 과정에서 여와 야가 이견 없이 서로 약속한 경제회복이나 민생경제에 도움 되는 것들도 많이 반영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면에서 정부와 국회 그리고 여당과 야당의 협력이 절실한 때"라며 "아시는 것처럼 우리 경제가 고금리에 고물가에 고환율에 있다 보니 수출이 줄어들고 경제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라고 강조했다.
두 손을 모은 채 김 의장의 발언을 경청하던 윤 대통령은 "감사합니다"라며 고개를 잠시 숙이고는 발언을 시작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라며 말문을 열었고, 이후 환담은 취재진에게 비공개로 진행됐다.
이와 관련, 한 참석자는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는 공식 석상에서 늘 대통령이 강조해 온 것 아니냐"며 "그 원리가 잘 작동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의미였다"고 전했다.
이어 "정의당의 사과 요구 말고는 대체로 덕담들이 오가 화기애애한 편이었다"고 덧붙였다.
환담에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3고`(고금리·고물가·고환율) 현상을 거론하며 현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를 강조했다.
특히 한 총리는 `고환율 때문에 해외에선 수출 기업의 달러가 쌓이고 있다. 이를 국내로 들여올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는 이광재 국회 사무총장의 제안에 "공감한다. 국회에도 그러한 내용의 법안들이 일부 제출돼 있는 상태"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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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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