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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셍지수 급변동에 '덤덤'…ELS 폭락에도 '무풍지대'

2020년 ELS 유동성 위기...증권업계, 선제적 위험관리로 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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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위험 중수익` 상품으로 각광받던 주가연계증권(ELS)이 홍콩증시 급락으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홍콩 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HSCEI)를 기초지수로 활용한 일부 주가연계증권(ELS)이 원금 손실 구간에 진입했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지난 2020년도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당시 대규모 헤지로 달러 유동성 위기를 겪었떤 증권사들의 모습은 180도 다르다고 합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박찬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지난해 2월 12,000선을 돌파하며 최고점을 기록했던 홍콩 H지수가 5,100선까지 추락하면서 관련 ELS들이 낙인 구간(원금 손실 구간)에 진입했습니다.

특히 2021년 초 발행된 3년 만기 ELS 대부분이 원금 손실 위기에 빠졌습니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으로 글로벌 증시가 폭락하면서 발생했던 ELS발 유동성 위기가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지난 2020년 3월, 코로나19 사태로 증권업계에서는 ELS발 금융위기가 발생했습니다.

갑작스러운 증시 폭락에 해외 거래소에서 국내 증권사에 더 많은 증거금을 요청(마진콜)하자, 증권사들이 부족한 증거금을 마련하기 위해 원화채와 CP(기업 어음) 등을 투매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2년이 지난 올해 증권사들의 반응은 담담하기만 합니다.

2020년과 현재에는 어떤 차이가 있길래 이렇게 정반대의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을까?

먼저 2020년도에는 전체 H지수 ELS 상품의 잔고가 30조 원이었던 반면 현재는 21조 원로 줄어들었고 지수 하한선이 없는 노낙인 ELS의 비중은 오히려 늘어났습니다.

당시 H지수 뿐만 아니라 유로스탁스50, S&P500, 코스피200 등 전 세계 증시가 일제히 급락하면서 지금보다 헷지 대상이 훨씬 많았다는 점도 차이점으로 꼽힙니다.

또 금융위기를 겪은 금융당국이 2020~2021년 2년에 걸쳐 시행한 건전화 조치로 증권사들은 이미 하락장에 대한 준비를 마쳤다는 분석입니다.

여기에 2년 전과 달리 홍콩증시가 시간을 두고 완만하게 하락하고 있는 점도 증권사가 대비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확보하게 해주었습니다.

선제적인 위험관리로 ELS 급락에 증권업계가 여유를 보이자 일부 투자자들은 홍콩증시가 저점이라고 판단하고 ELS를 투자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H지수 ELS가 단기간에 많이 빠졌기 때문에 투자 매력도가 충분하고, 특히 변동성이 커지면서 쿠폰 금리도 높다"며 "다만 향후 중국과 홍콩 증시 에는 정치적 리스크 등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있어 이 점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H지수 ELS 만기일이 2023년인 만큼, 1년 안에 증시가 낙인배리어 수준까지 회복하지 못하면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섣부른 판단은 위험하다고 조언합니다.

2020년 한바탕 ELS 위기를 겪었던 증권업계가 홍콩증시 홍역에도 불구하고 `무풍지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박찬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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