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 사이에 마른 몸매를 동경하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정상체중인 청소년도 자신의 신체에 대해 왜곡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대한보건협회 학술지 `대한보건연구`에 게재된 `우리나라 청소년의 신체이미지 인식 및 체중조절행위의 영향요인`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중고등학생 2만9천282명을 대상으로 한 청소년건강행태조사 결과 실제 체중이 정상체중임에도 자신이 뚱뚱하다고 인식하는 청소년이 39.3%였다.
남녀로 구분해보면 여학생의 41.4%, 남학생의 37.0%가 실제보다 자신을 더 뚱뚱하다고 인식하고 있어 여학생의 신체이미지 왜곡현상이 더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체중인 학생 중 자신이 `보통`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는 10.5%였고, 심지어 `뚱뚱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2.9%였다.
최근 10대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날씬함을 넘어 뼈가 보일 정도로 앙상한 몸을 동경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뼈말라 인간`이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중 90.8%(2만6천604명)는 운동, 식사량 줄이기 등 `건강한 체중조절`을 해봤다고 답했다.
문제는 건강하지 않거나 극단적인 체중조절 시도도 적지 않았다는 점이다.
분석 결과 여학생의 4.3%는 의사의 처방전 없이 살 빼는 약을 먹어봤다는 결과가 나왔다. 남학생 중에서도 1.5%가 살 빼는 약을 복용한 적이 있었다. 과체중인 여학생의 7.8%, 정상체중인 여학생 중에는 4.0%가 처방전 없이 약을 먹어봤다고 답했고, 저체중인 여학생 중에서도 1.6%가 이러한 약을 복용해봤다고 답했다.
체중 조절을 위해 설사약·이뇨제를 복용했다는 비율은 남학생 1.2%, 여학생 1.7%였고 음식을 섭취한 뒤 일부러 구토를 해봤다는 응답도 각각 1.6%, 2.7%였다.
여학생의 경우 단식 경험률이 13.0%, 한 가지 음식만 먹는 `원푸드 식이요법`이 10.3%로 나타나 건강하지 않은 다이어트를 하는 경우가 남학생(7.5%, 4.6%)에 비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조사대상 학생들의 체질량지수에 의한 실제 체중 상태는 중학생의 경우 남학생은 저체중이 4.8%, 정상체중이 79.3%, 과체중이 15.8%였고 여학생은 저체중이 5.3%, 정상체중이 80.0%, 과체중이 14.7%로 나타났다. 고등학생은 저체중-정상체중-과체중의 비율이 남학생 4.9%, 80.1%, 15.1%였고 여학생은 4.6%, 79.9%, 15.5%였다.
보고서는 "체중조절 행위에 영향을 미치는 일반적인 요인은 성별, 학급, 주관적 건강상태, 주관적 신체이미지, 슬픔·절망감 등으로 분석됐다"며 "학생들이 자신의 신체이미지를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왜곡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학교에서의 상담·교육프로그램이 개발·실천돼야 한다. 또 청소년들이 건강한 식습관을 형성하고 적절한 신체활동을 통해 적정체중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보건정책의 뒷받침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