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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마 물꼬 텄지만…매수자들 신중 "규제 먼저 풀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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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의 대표 재건축 단지인 대치 은마아파트가 추진 20년 만에 재건축 심의를 통과했지만 목동·상계동 등 서울의 다른 재건축 단지는 기대감보다는 차분하게 상황을 주시하는 분위기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와 분양가상한제 등 규제 문제가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는 데다 연이은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시장이 냉각된 탓에 시장이 즉각 반응하지 않는 것이다.
20일 중개업계에 따르면 전날 은마아파트 재건축 정비계획안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급매물이 회수되는 등 집주인들은 가격 상승 기대를 한 반면, 매수자들은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대치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심의 통과 소식이 들리자마자 19억원에 내놓은 급매물을 20억원으로 올리겠다고 연락이 왔다"며 "19억원에 나왔을 때는 관심을 가졌던 손님이 1억원 올랐다고 하자 아예 물건을 보러 오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향후 가격이 오를지 우려하는 문의 전화는 서너 군데서 들어왔지만, 신규 매수는 없었다"며 "부동산 시장이 요즘 좋지 않다 보니 재건축 이슈가 생각보다 영향을 강하게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세를 끼고 갭투자를 할 수 없고 대출 규제로 거액을 현금으로 지불해야 하는 데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 묶여 실거주해야 하는 점도 매수 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 중 하나다.
대치동의 또다른 중개업소 대표는 "조합 설립이 돼야 본격적으로 재건축 관련 이야기가 나올 텐데 설립도 언제 할지 모르니 즉각적인 시장 반응은 없다"며 "매수 문의가 와도 토지거래허가구역이기 때문에 거래까지 이어지기가 쉽지 않다. 거래가 활성화되려면 재건축 문제 이전에 규제부터 완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 주요 재건축 단지도 은마아파트 소식에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탄력을 받을지 기대하는 한편, 위축된 부동산 시장과 남아있는 규제 때문에 매수자들이 쉽사리 움직이지 않고 있다.
목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은마아파트 소식에 갑자기 문의 전화가 늘거나 하지는 않았다"며 "목동 재건축 시장은 정부가 구체적인 안전진단 완화 조건을 발표해야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목동아파트는 1단지에서 14단지로 구성된 대단지로, 재건축 연한을 넘었지만 대다수 단지가 안전진단에 가로막혀 재건축 사업이 사실상 답보 상태다.
목동의 또 다른 중개업소 대표도 "여의도도 되고 은마아파트도 됐다고 하니 다음은 어디가 될 것이냐는 기대감은 높아진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목동 아파트는 안전진단도 통과하지 못한 상태라 정부가 그 기준을 낮춰주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강북의 대표적 재건축 단지로 꼽히는 노원구 상계주공도 분위기는 마찬가지다.
가끔 급매물은 나오지만 그마저도 매수자들이 더 떨어지기만을 기다릴 뿐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상계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재건축 관심을 표하는 문의 전화는 간간이 이어지지만, 동향을 파악하려는 목적이지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정부가 재건축 관련해 안전진단 기준을 완화해주는 발표를 하면 반응이 오겠지만 금리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지금은 매수자들이 대부분 재건축 문제를 길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은마아파트 재건축 심의 통과로 다른 재건축 사업에도 일부 기대감이 반영될 수는 있지만 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KB국민은행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지금은 본격적인 하락장으로, 금리가 부동산 시장의 최대 변수이기 때문에 재건축 약발은 미미할 것"이라며 "재건축의 최종 관문인 재초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시장에서 큰 의미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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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조시형  기자
 jsh1990@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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