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41명이 숨진 탄광 폭발 사고와 관련해 `운명` 운운했다 구설에 올랐다고 BBC방송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튀르키예 북부 바틴주 아마스라 탄광 사고 다음날인 15일 현장에 들러 "우리는 운명을 믿는 사람들이고, 이런 사고는 일어나게 마련"이라면서 "우리는 그 점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매사에 소홀함이 없어야 하고, 불필요한 위험을 감수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고 `유로 뉴스`는 전했다.
그러나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CHP)의 케말 클르츠다로울루 당수는 "우리가 지금 몇 세기에 살고 있나"라며 "왜 탄광 사고는 튀르키예에서만 일어나나"며 목소리를 높였다.
에민 코라마즈 튀르키예건축기술자연합 대표는 자신의 트위터에 "사전 경고나 검사, 필수적인 안전 조치 없이 광부들을 지하 수백m 아래로 보냈다"며 이번 사고가 우발적이라는 견해를 일축했다.
폭발 당시 탄광에서는 110명이 일하고 있었고, 이중 절반 가까이가 300m가 넘는 깊이에서 일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10명 중 58명은 구조됐거나 자력으로 탄광 밖으로 나왔고, 사망자 외 28명이 다쳐 치료를 받고 있다.
관계 당국은 검찰이 폭발의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갱도 안에 쌓인 메탄가스 폭발이 사고 원인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유가족들도 가스 누출을 의심하고 있다.
20대 아들을 잃은 아버지는 아들이 열흘 동안 가스 냄새가 난다고 알렸다고 파키스탄 주재 AP통신 기자에게 밝혔다.
마카라치 마을 여성은 주민 4명의 장례식에 참석한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동생이 10일에서 15일 전부터 가스가 샌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호소했다.
그녀는 동생이 `머잖아 가스가 폭발해 우리 모두 다 죽을 것`이라는 취지로 말하면서 `아무리 말을 해도 못 알아듣는다`고 하소연했다고 덧붙였다.
이 말을 들은 에르도안 대통령은 잠시 침묵한 뒤 "가족을 잃은 데 대해 정말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 알라의 은총으로 잘 견뎌내기를 바란다"고 대답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튀르키예에서는 2014년에도 서부 도시 소마의 탄광 사고가 발생해 301명이 사망했으며, 이번에 사고가 난 탄광은 국영 터키석탄공사 소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