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은 카카오가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하루 매출 200억원 안팎의 손실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하며 주가에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17일 보고서에서 "(카카오톡) 송수신 중단은 10시간 정도였으나 16일까지 비즈보드 광고 판매가 중단됐고 모빌리티와 선물하기, 페이지 등도 1∼2일 분량의 매출이 발생하지 못했다"며 "4분기 매출 최대 1∼2%가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화재 관리 책임이 SK C&C에 있었던 만큼 피해 보상 가능성은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오 연구원은 "중요한 것은 이번 사태가 영구적인 이용자 이탈로 이어지느냐 여부"라며 "카카오 서비스들의 대체 불가능한 장점이 여전히 존재하는 만큼 서비스 정상화 시 이용자의 구조적 이탈은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나스닥 지수가 3% 넘게 급락하고 `먹통`이라는 초대형 악재가 터진 만큼 카카오 그룹주 주가는 단기적으로 큰 폭으로 하락할 전망이라고 부연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정확한 규모를 예측하기는 이르지만 카카오의 대부분 서비스가 멈췄다는 점에서 카카오 국내 사업의 전체 일매출인 약 150억원 이상이 감소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카카오톡 유저 이탈, 택시·대리운전·선물하기 등 서비스 중단으로 인한 매출 감소, 브랜드 이미지 하락 등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안 연구원은 "다만 이번 일을 계기로 국내에서 카카오의 영향력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됐고 단기간에 카카오를 대체할 서비스는 많지 않다는 점에서 복구가 잘 마무리될 경우 다시 한번 반등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선화 KB증권 연구 또한 이번 사태로 카카오가 입을 피해 규모를 4분기 예상 매출액을 기반으로 계산하면 약 220억원 정도라고 전망하며 "유료 서비스에 대한 피해 보상 논의가 이뤄지고 있어 비용 증가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번 서비스 장애가 브랜드 가치를 하락시켰다는 점에서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대폭 하향 조정한 증권사도 나타났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전 국민이 이번 사태로 인해 불편함을 겪었고 카카오의 다양한 플랫폼 서비스의 브랜드 프리미엄이 퇴색됐다"며 "카카오톡 개편을 통한 톡비즈 등 성장동력 확보에도 차질이 생겼다"고 분석했다.
정 연구원은 카카오의 목표 주가를 10만6천원에서 6만5천원으로 내리며 "경기둔화로 인한 톡비즈 매출 증가율 둔화 및 주요 자회사의 지분가치 하락 및 할인율을 적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호윤·안도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 목표가를 기존 10만원에서 8만원으로 하향했다.
이들은 "글로벌 비교 그룹들의 밸류에이션 하락을 반영해 포털과 카카오톡 가치 산정을 하향하고 자회사 주가 하락에 따른 지분가치 감소분을 반영했다"며 "밸류에이션이 과거 어느 때보다도 낮아졌으나 2023년 광고사업부 성장 여부가 확인되면 주가는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