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서 숨진 일본 유명 만화 `유희왕`의 작가 고(故) 다카하시 가즈키가 당시 바다에 빠진 다른 피서객을 구하려다가 변을 당한 사실이 사망 3개월 만에 알려졌다.
13일 미국 국방부가 발행하는 군사 전문 언론 `스타스앤드스트라입스`(성조지)에 따르면 다카하시는 7월 6일 일본 오키나와현의 유명 다이빙 포인트 `인어동굴` 인근에서 이안류에 휩쓸린 피서객 2명 등을 구하려고 바다에 뛰어들었다가 숨졌다.
앞서 그의 사망 소식이 전해졌을 때는 그가 바다에서 스노클링을 하다 숨진 것으로만 알려졌었다.
당시 바다에는 이안류에 소용돌이 현상이 겹쳤고, 약 2m에 육박하는 파도까지 쳐서 매우 위험한 상황이었으며, 우연히 현장에 있던 오키나와 주일미군 소속 로버트 보르조 소령이 먼저 구조에 나서자 근처에 있던 다카하시도 곧이어 스노클링 장비를 차고 합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휩쓸린 피서객들은 이들의 노력 덕분에 모두 바다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으나 정작 다카하시는 이틀 뒤에야 현장에서 약 300m 떨어진 해상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
일본 구조 당국은 애초 다카하시의 사망 경위를 밝히지 않았다. 일본 해상보안청은 다카하시가 당시 구조에 참여했는지 확인해줄 수 없다고 스타스앤드스트라입스에 밝혔다. 그러나 현장의 목격자들이 미군에 제출한 진술서에는 다카하시의 영웅적인 행동이 상세하게 담겼다고 신문은 전했다.
미군은 보르조 소령에게 `군인 훈장`을 수여하기 위해 사건의 구체적인 경위를 파악했다. 군인 훈장은 전장이 아닌 곳에서 영웅적인 행동을 한 군인에게 수여된다.
다카하시는 1996년부터 일본 주간지에 만화 유희왕을 연재했다. 유희왕은 퍼즐을 맞추면서 강해지는 소년의 모험담을 다룬 작품이다. 한국에서도 원작 만화와 애니메이션, 관련 카드 게임 등이 인기를 끌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