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 등 주요 거점에 무차별적인 장거리 미사일 공격을 퍼부으면서 키이우 도심 건물과 자동차들이 화염에 휩싸이고 곳곳에 유혈이 낭자했다.
AFP·로이터·AP통신에 따르면 데니스 슈미갈 우크라이나 총리는 오전 8시15분께 러시아의 미사일 공습으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와 8개 지역의 주요 기반시설 11곳이 피해를 봤다고 밝혔다.
75발의 미사일이 우크라이나 영토로 날아와 41발이 격추됐지만 나머지 34발은 고스란히 주요 거점 곳곳을 타격했다.
이로 인해 최소 5명이 사망하고 12명이 부상하는 피해가 확인됐다.
출근길 도심에서 잇따른 폭발로 참혹하게 숨진 시민과 피를 흘리며 구조를 기다리는 시민, 화염에 휩싸인 차량과 건물 등의 모습이 사진과 영상에 포착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정부 청사 등이 자리잡은 키이우의 셰우첸코 지구 역시 러시아의 미사일을 피해가지 못했다. 레시아 바실렌코 우크라이나 의원은 트위터에 키이우 중심부에 있는 키이우국립대 인근에서 최소 한 차례 폭발이 일어났음을 보여주는 사진을 게시하기도 했다.
dpa 통신은 이날 미사일이 떨어진 키이우 도심에는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SBU) 본부가 있다고 짚었다.
서부 르비우주에서는 에너지 기반 시설이 공습을 받았다. 막심 코지츠키 르비우 주지사는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면서 주민들에게 실내에 머물라고 당부했다.
키이우 기차역 인근의 현대식 고층 건물에 위치한 삼성전자의 현지 사무실도 일부 파손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삼성전자 현지 법인이 입주한 빌딩이 직접 공격을 받은 것은 아니라고 삼성전자 측은 설명했다.
러시아군이 키이우를 공격한 것은 70여일 만으로 지난 7월28일에도 러시아는 키이우 지역 비시고로드의 기반시설 등을 미사일로 폭격한 바 있다.
이번 공격에 대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틀 전 크림대교 폭발 사고에 대한 보복 공격이라는 점을 인정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자국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오늘 아침 국방부의 조언과 참모장의 계획에 따라 우크라이나의 에너지·통신 시설 및 군사지휘 시설 등을 고정밀 장거리 무기를 사용해 타격했다"고 밝혔다. 그는 "크림대교 폭발은 우크라 특수부대가 배후인 테러 행위"라면서 "우리 영토에서 이런 일들이 계속된다면 러시아의 대응은 가혹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