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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 와도 못잡아요"…편식 투자에 스타트업 '좌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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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스타트업 투자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늘고 있습니다.
일부 인기 있는 업종을 빼면 투자유치는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스타트업들은 기회가 와도 잡을 수 없는 환경이라며 답답함을 토로했습니다.
고영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보관용기를 꽂자 신선한 콜드브루 커피가 잔에 채워집니다.
앰플 방식의 이 커피는 국내 스타트업 엔투폴스가 개발한 겁니다.
유명 백화점 시음행사에서 하루 300만원씩 팔려나가고 미국 슈퍼마켓 체인점 크로거로부터 500만개 납품제안을 받아 계약도 했습니다.
이렇게 국내외에서 밀려드는 제안만 100억 원 규모에 달합니다.
물량을 맞추려면 20억 원 가량을 들여 생산설비를 늘려야 하는데 이 돈을 구하기가 어렵다는 겁니다.
[ 이재오 / 엔투폴스 대표 : 많은 오더가 들어오면 올수록 감당이 안 됩니다. 생산을 해줄 수 있는 여건이 부족하다 보니까 이런 기회를 놓치고 있는 상태입니다. (투자를 받으려면) 3년 치의 재무재표가 필요하고 이 모든 것들이 장벽으로 느껴집니다. 앞으로의 미래가치와 현재 오더를 받은 것을 보는 투자자를 만나기 어렵습니다. ]
애니메이션 웹진 플랫폼 ‘아니나’를 운영하는 애니다이어리도 사정이 비슷합니다.
하루 이용자가 30배가량 늘어나도 자금이 부족해 사업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50여 차례에 걸쳐 투자사 문을 두드렸지만 번번이 좌절했습니다.
[ 박현수 / 애니다이어리 대표 : 뽀로로 같은 것도 아기상어 같은 것도 1억만뷰 넘고 했어도 불신이 있는 거에요. 이게 돈이 되겠어? 라는 게. (인기 투자처가) 인공지능, IT, 4차산업, 콘텐츠라고 하면 영상 웹툰, 게임이지 애니메이션은 아니다보니까. ]
이들 기업이 투자유치 과정에서 공통적으로 겪은 어려움은 투자사들의 보수적인 태도입니다.
기업의 성장성보다 과거 실적을 따지고, 인기 있는 IT사업이 아니라는 이유로 외면 받습니다.
[ 최성진 /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 : 스타트업은 결국 혁신성이나 성장성으로 보고 판단해야 되는데 객관적인 잣대를 들이대자 해서 가령 매출이라고 하면 충분히 혁신성과 성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원 기준에서 탈락하는 경우들이 있어서 현실적인 문제점이 있습니다. ]
투자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이른바 `돈맥경화` 현상이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소식에 스타트업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고영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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