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9월 하락장이 말 그대로 엊그제 일이었는데, 어제에 이어 뉴욕 증시가 큰 폭으로 상승마감했습니다. 주가가 큰 폭으로 뛴 종목들에도 눈이 가는데, 오늘은 장중에 22% 넘게 뛴 트위터에 대한 이야기 자세하게 살펴보죠. 이 종목에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트위터가 머스크와의 싸움에서 결국 승리했습니다. 테슬라의 CEO인 일론 머스크는 변호인을 통해 갑자기 처음 제시한 인수가에 트위터를 인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주당 54.2 달러, 모두 440억 달러를 내고 트위터를 사겠다는 겁니다. 트위터도 "주당 54.2달러에 거래를 종료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고요.
일론 머스크는 지난 4월에 트위터를 440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었습니다. 그런데 7월에 돌연 이 인수계약이 불합리하다며 철회하려 했습니다. 알고보니 트위터 내에 실제 이용자가 아닌 `가짜 계정`들이 많다며 인수가를 깎으려는 시도를 했었죠. 트위터는 이를 거부했고, 법원에 인수계약 이행 강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오는 17일에 5일 간의 재판이 열릴 예정이었는데, 그 전에 머스크가 백기를 든 겁니다.
<앵커>
머스크가 갑자기 백기를 든 데에는 어떤 이유가 있는지, 또 앞으로 테슬라 주식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지도 살펴봐야겠습니다.
<기자>
머스크 측 변호인이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서류를 보면 그 이유의 한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머스크 측이 보낸 서한에 따르면 법원이 추가 조치를 취하지 않고 기존 재판을 연기하고 절차를 종료할 때 인수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번에 보낸 통지 역시 머스크 측이 책임을 인정하는 것은 아니고, 머스크가 방어권을 포기하는 것이 아님도 분명히 했습니다. 앞으로 있을 재판에서 불리하거나 추가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이니, 여기서 끝내자는 전략을 쓴 것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재판을 앞두고 법원에 제출된 증거들이 공개됐었는데요. 이 증거들대로라면 머스크에게 불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있습니다. 머스크로서는 10월 17일 소송이 진행되기 전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이 원안대로 거래에 합의하는 것이라는 뜻이 될 겁니다. 우선 머스크가 계약을 파기하려 했던 가장 큰 문제인 `가짜 계정` 문제부터 살펴보면요. 머스크가 근거로 제시한 가짜 계정 판별 프로그램이 머스크 자신의 트위터 계정까지 `가짜 계정`으로 지목하는 해프닝이 있었고요. 머스크가 계약 파기를 선언하기 전부터 트위터 인수와 관련해 잭 도시 전 트위터 CEO를 비롯해 실리콘밸리의 유력 인사들과 나눈 대화 내용들도 공개됐습니다.
트위터 측은 이런 정보를 공개하면서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 번복에 나선 것은 트위터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뒤늦게 인수가가 비싸다고 느낀 머스크의 문제"라면서 압박에 나섰습니다. 그 와중에 머스크 측은 트위터의 개인정보 보호에 문제가 있다는 내부 폭로자를 증인으로 신청하려는 시도도 했죠. 재판을 앞두고 양측 모두에게 타격이 될 만한 진흙탕 싸움이 이어져 온 겁니다.
머스크는 계속해서 소송 기일을 늦추려 했지만 재판부는 트위터가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받을 수 있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도 압박으로 작용했을 수 있습니다. 머스크 측이 내놓은 전략은 잘 통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내용들이 계속해서 나오면서 머스크를 압박하는 국면이었었는데요. 이대로 거래가 종료되게 되면, 테슬라가 주주에게 한 약속 하나를 지킬 수 없게 된다는 점도 살펴볼 부분입니다.
머스크는 지난 8월 자신이 들고 있던 보유 주식 792만여 주를 매각했습니다. 액면분할 이전 시점이었고 평균 매도단가는 869달러대였습니다. 그동안 테슬라 주식을 팔지 않겠다던 머스크가 주식을 팔자 주가는 떨어졌고 주주들은 머스크를 비난했었는데, 당시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 가능성을 대비해 현금이 필요했고, 트위터를 인수할 필요가 없어지면 즉각 재매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대로라면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 주식을 다시 살 수 있다는 기대감 하나가 없어졌다고 볼 수가 있겠죠. 당시 이런 약속을 트위터를 통해 내놓은 것도 아이러니한 부분입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한국경제TV 신인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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