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현(48)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고액의 술 접대를 받은 혐의로 기소된 검사와 전관 변호사들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1단독 박영수 판사는 30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검찰 출신 이모(52) 변호사와 나모(47) 검사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술 접대를 한 김 전 회장 역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재판부는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향응 가액이 1회 100만원을 초과한다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김 전 회장과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의 참석 여부와 관련해서는 "이 전 라임 부사장의 통화 기록과 기지국 정보를 종합하면 (그가) 술자리에 상당 시간 참석한 것으로 보이고, 여러 증거와 사정, 진술 등을 볼 때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은 다른 방에 있었고 김 전 회장만 방을 오갔다는 사실은 부자연스럽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술자리 참석 시간과 이 전 부사장, 김 전 행정관 등의 참가 시간 등을 비추어 향응 가액을 산정하면 93만9천167원"이라며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해 무죄"라고 판결했다.
앞서 검찰은 이들 세 명에게 모두 징역 6개월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 변호사와 나 검사는 지난 2020년 10월 라임 사태의 전주로 꼽히는 김 전 회장이 `옥중서신`을 통해 2019년 7월 18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룸살롱에서 검사를 상대로 술 접대를 했다고 폭로하면서 같은 해 12월 기소됐다.
검찰은 술자리에 참석한 5명 중 검사 2명이 먼저 자리를 떠났다는 점을 들어 전체 술값 가액인 536만원을 5인으로 균등하게 나눠 산정하는 대신, 우선 밴드와 유흥접객원 비용 55만원을 제한 금액인 481만원을 균등하게 나눠 먼저 계산했다. 그리고 밴드·접객원 팁 비용 55만원을 자리에 남아있던 나 검사를 비롯한 참가자 3인으로 나눠 계산해 이들의 1인당 수수액을 114만여원으로 산정했다.
피고인들은 당시 참석자가 이 전 부사장과 김 전 행정관을 더해 모두 7명이며, 이 인원수대로 1인당 접대비를 계산하면 수수한 금액이 100만원 이하여서 청탁금지법상 처벌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해왔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