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회사 인텔이 이탈리아 북동부 베네토주 비가시오에 신규 반도체 공장을 건설한다.
로이터통신은 25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인텔과 이탈리아 정부가 이 같이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공장 설립 계획은 지난 3월 인텔이 향후 10년간 유럽에 반도체 생산 시설 등을 위해 800억 유로(약 110조원)를 투자하겠다고 한 발표의 일환이다.
인텔은 이번 공장 건설로 직접적으로는 1천5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관련 부품업체 등으로 3천500개의 추가 일자리가 생겨날 것으로 기대했다.
신기술을 적용해 반도체 후공정(패키징)·조립을 하게 되는 이 공장은 2025년부터 2027년 사이에 가동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됐다.
비가시오는 오스트리아까지 이어지는 주요 교통망인 브레너 고속도로와 철도 종착지인 베로나 인근에 있어 북서부 피에몬테주와 함께 유력한 공장 후보지로 꼽혔다. 특히 인텔이 반도체 공장 2곳을 짓기로 한 독일 마그데부르크와도 교통이 잘 연결돼 있다.
소식통들은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정부와 인텔 측이 이달 초 포괄적인 합의에 도달했지만, 이날 실시된 조기총선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공식발표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투자 규모 등 세부 내용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으나, 앞서 로이터는 이탈리아 정부가 인텔의 자국 내 전체 투자 금액의 40%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또 공장 부지 선정은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한 부분으로, 총선 결과 정권을 내주게 된 드라기 내각 측은 차기 정부에 의해 이번 합의가 무산되는 위험을 피하기 위해 차기 정부 측과 막후 협상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실시된 이탈리아 조기 총선의 출구조사 결과 극우 정당이 주축이 된 우파 연합이 과반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우파 연합은 조르자 멜로니 대표가 이끄는 이탈리아형제들(Fdl·극우)과 마테오 살비니 상원의원이 대표인 동맹(Lega·극우),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설립한 전진이탈리아(FI·중도우파) 등 세 정당이 중심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