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관광요식협회인 `피에페트 콘페세르센티`는 로마에서만 최근 1주일간 최소 30곳의 식당이 폐업한 것으로 집계했다고 로마 지역 일간지 `일 메사제로`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피에페트 콘페세르센티의 로마·라치오 회장인 클라우디오 피카는 "30곳은 이미 문을 닫았고, 휴가를 연장한 곳도 많다"며 "지금부터 이달 말까지 식당 120곳이 폐업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탈리아는 8월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9.0% 상승해 7월의 8.4%에 이어 급등세를 이어갔다.
소비자 물가가 급등한 가장 큰 원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이다. 유로존의 8월 에너지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3%나 뛰어올랐다.
고물가가 식자재 가격을 끌어올리고 덩달아 임대료까지 치솟으면서 로마에서 문을 닫는 식당이 속출하고 있다.
일 메사제로는 "피에페트 콘페세르센티가 8월 휴가철이 끝난 뒤 9월 첫 주에 집계한 수치를 보면 현재 식당들이 얼마나 힘든 상황에 놓여있는지가 잘 드러난다"고 전했다.
로마 식당들은 고물가 파고에 대처하기 위해 메뉴 가격을 올리기 시작했다.
로마를 대표하는 이탈리아 전통 파스타인 아마트리챠나의 경우 과거에는 3유로 (4천180원)정도의 재료비면 만들 수 있었지만, 현재는 5.5 유로(7천660원)까지 올랐다.
12유로(1만6천700원) 정도면 먹을 수 있었던 아마트리챠나 파스타를 이제는 그 가격으로는 맛볼 수 없게 된 것이다.
이탈리아식 아이스크림인 젤라토도 점주들이 제일 작은 콘 사이즈 가격을 올리는 동시에 젤라토를 담는 콘과 컵의 크기를 줄이고 있다.
평균 1유로(1천400원)면 마실 수 있었던 에스프레소 커피 한 잔도 10월부터는 1.2유로(1천670원)로 가격이 인상된다고 `일 메사제로`는 전했다.
이탈리아의 자영업자 비중은 2020년 기준 22.9%로 우리나라(25.1%)보다는 작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 회원국 가운데 8번째이며, 선진국 중에서는 가장 높은 축에 든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