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 뉴욕 증시 3대 지수 모두 상승 마감했는데, 이 가운데 미국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의 상승세가 눈에 띕니다. 3.85% 상승 마감했는데, 이정도면 올들어 하루 상승폭이 가장 큰 것 아닙니까?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네, 말씀하신대로 오늘 뉴욕 증시에서 주당 163.43달러로 마감한 애플의 주가는 지난 5월 27일 이후에 일간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8월 이후 처음으로 200일 이동평균선 위로 올라왔고요. 애플의 강세는 지난 9일부터 시작한 아이폰 14 시리즈의 사전 예약이 시장의 기대를 웃도는 수준을 기록 중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정확한 데이터가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JP모간이나 바클레이스 등 애널리스트들로부터 아이폰 14 시리즈, 특히 이 가운데도 고가형 제품군들에 대한 수요가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웨드부시의 대니얼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아이폰 14 프로 모델의 배송 시점이 10월 중순으로 연기되고 있다며, 소비자의 구매 경향이 아이폰 14보다 더 고가인 아이폰 14 프로와 프로 맥스 모델로 쏠리고 있어 애플의 평균 판매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웨드부시의 경우에는 애플의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목표가는 200달러로 책정하고 있고요.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웸시 모핸은 아이폰 14 프로와 프로 맥스 모델이 높은 수요로 지난 모델인 아이폰 13 때보다 더 길어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현재 전세계 10억 명이 아이폰을 소유하고 있고, 이 가운데 2억 4천만 명이 최근 3년 6개월 동안 아이폰을 교체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기도 했습니다. 역시 아이폰 14 시리즈에 대한 교체 수요가 견조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애플의 매출 가운데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아이폰의 신작 매출에 대한 청신호가 켜진 셈입니다.
애널리스트들이 아이폰 14 프로와 프로 맥스의 수요에 대해서는 낙관하지만, 기본형 모델인 아이폰 14와 14 플러스에 대해선 크게 언급하지 않거나 비판적인 시각을 보이는 것은 한편으로 참고할 부분입니다. 대만 TF인터내셔널 증권의 궈밍치 애널리스트는 "표준형 모델인 아이폰 14와 14 플러스의 사전 주문 결과가 3세대 아이폰 SE와 아이폰 13 미니보다도 좋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 모델의 수요가 개선되지 않으면 애플은 이르면 11월부터 아이폰 14와 14 플러스의 주문을 줄일 수 있고, 이는 공급업체의 매출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삼성디스플레이가 아이폰 14 시리즈의 모든 제품군에 부품을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앵커>
내일 미국의 중요 인플레이션 데이터, 8월 소비자물가지수 CPI가 나오는데 여기에 대한 월가 반응도 궁금합니다.
<기자>
시장은 대체로 8월에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달과 비교해 0.1% 감소했을 것이라고 추정합니다. 웰스파고의 경우 이보다 더 낮은 0.2% 감소를 제시하기도 했고요. 낮아진 유가가 이번에 나올 물가 데이터에 반영됐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음식료와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달보다 0.3% 높아질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입니다. 7월부터는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이 내려가고 있지만 9월 데이터 기준 5.7%로 여전히 기대인플레이션값이 높은 상황이고, 기대인플레이션은 서비스 부문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는 게 골드만 삭스의 분석입니다.
인플레이션이 조금씩 낮아지고 있고, 또 내일 숫자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시장이 뜨겁게 반응할 가능성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국의 물가는 높다는 점은 잊지 않으셔야 하겠습니다. CPI의 전년비 상승률은 7.9%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요. 예상에 부합하거나 혹은 이보다 낮은 숫자가 나오더라도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준의 금리 인상 경로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할 수 있다는 월가의 예상은 여기에 근거합니다. 웰스 파고 같은 경우 연방 기금 목표 금리가 내년 초까지 4%를 넘을 수 있다고도 전망하는데, 이건 지난 6월 FOMC에서 나온 기준 금리 중위값인 연 3.4%보다도 높은 수준입니다. 잭슨홀 미팅 이후 여러 경제지표가 나온 와중에도 연준의 주요 인사들이 여전히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내려가고 있다는 데이터를 찾기는 어렵고, 미국에는 여전히 제한적인 통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는 점 역시 염두에 두어야겠습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한국경제TV 신인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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