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택시대란` 해결을 위해 요금인상 카드를 꺼내자 우려와 기대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심야 택시 공급을 늘려 이용자의 불편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가 하면 부담만 가중할 것이라는 지적도 많다.
28일 서울시와 택시업계에 따르면 올해 4월 거리두기 해제 이후 심야 택시 수요가 급증했지만, 택시 공급량은 턱없이 못 미친다. 최근 심야 시간대 서울 지역의 택시 운행 대수는 하루 평균 2만 대 수준으로 코로나19 이전(2019년)보다 5천∼6천 대가량 적다.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택시 수입 감소로 기사들의 타 업계 이직이 늘어난 데다 기사 고령화에 야간운행 기피 현상이 이어진 결과다.
서울 법인택시 기사 수는 2019년 1월 3만1천130명에서 올해 5월 2만710명으로 1만 명 넘게 줄었고, 택시 가동률은 2019년 1분기 50.4%에서 올해 1분기 31.5%로 떨어졌다.
법인택시보다 2배가량 많은 서울 개인택시의 경우 65세 이상 운전자가 절반을 넘는다.
서울시가 4월 이후 개인택시 부제 해제와 심야 전용택시 확대 등 공급 확대책을 쏟아냈지만, 택시 승차난은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시는 결국 요금 인상 카드를 꺼내 들었다. 현재 검토 중인 안 가운데 자정부터 다음 날 오전 4시까지인 심야할증 시간을 밤 10시로 앞당기고, 택시 수요가 몰리는 밤 11시부터 오전 2시에는 기존 할증요율 20%의 갑절인 40%를 적용하는 안이 유력하다. 이렇게 되면 해당 시간대 기본요금은 현행 4천600원에서 5천300원까지 올라간다.
시는 올해 연말부터 심야 할증 요금을 먼저 올린 뒤 시간을 두고 기본요금 인상도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3천800원인 일반택시 기본요금(2㎞ 기준)은 20%(800원) 이상 올리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과거 인상률 수준을 유지한다면 기본요금은 4천600원에서 4천800원 사이가 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심야 할증요금 인상으로 야간 택시 공급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사들이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수입을 가져가는 현실에서 요금 인상만이 택시 기사들을 다시 끌어올 근본적 해결책이라는 게 택시업계의 입장이다.
문제는 이용자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미 플랫폼 택시 호출료를 부담하는 상황에서 할증요금까지 오르면 체감 인상 폭은 더 클 전망이다.
여기에 국토교통부가 택시 탄력요금제 도입을 추진하며 일부 플랫폼 택시의 심야시간대 호출료 인상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가 추후 기본요금을 올릴 경우 기본요금에 연동되는 할증요금 역시 더 오를 수 있다.
서울시의 요금 조정안은 다음 달 5일 공청회에 이어 서울시의회 의견 청취와 물가대책위원회 심의를 거쳐서 확정된다.
시의회는 시민들의 우려를 고려해 신중하게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