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 러시아의 가스 공급 감축 여파에 비상인 상황에서 매일 대량의 천연가스를 불태우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돼 그 배경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영국 BBC 방송은 26일(현지시간) 위성사진과 전문가 분석을 근거로 러시아 북서부 포르토바야에 새로 들어선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에서 가스 연소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규모 화염이 잇달아 목격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가스 연소 규모를 돈으로 환산하면 하루 1천만 달러(약 133억 원)어치일 것으로 추산했다.
발전소에서 안전이나 기술적인 이유로 가스를 태우는 것은 흔한 일이긴 하지만, 이는 전례 없는 규모로 알려졌다.
위성 데이터 전문가인 제시카 매카트니 미 마이애미대 부교수도 BBC에 "LNG 발전소에서 이렇게 많은 화염이 나오는 것은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글로벌 가스 연소 현황을 추적하는 업체인 캡테리오의 마크 데이비스 최고경영자(CEO)는 "사고로 인한 화염이 아니라 발전소 운영상 이유에 따른 의도적 연소 가능성이 더 크다"고 주장했다. 그는 "통상 발전소 시설을 폐쇄했다가 가동을 재개하는 것이 어렵고 비용도 많이 든다"고 분석했다. 계속 가동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가스를 대량으로 연소하는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포르토바야가 핀란드 접경 인근이자 독일까지 연결되는 천연가스관인 `노르트스트림-1`의 가압기지가 위치한 지역이라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에는 서방 제재에 대한 보복으로 해당 가스관을 통해 유럽으로 보내던 가스 공급량을 대폭 감축한 바 있다. 이에 공급 감축으로 인해 남아도는 대량의 가스로 LNG를 생산하는 등 처리하는 과정에서 기술적인 어려움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다.
연소가 오랜 시간 지속된다는 점을 근거로 제재 여파에 발전소에 필요한 부품을 구하지 못한 결과일 수 있다는 추정도 나온다.
해당 발전소를 운영하는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인 가스프롬은 입장을 달라는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고 BBC는 전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