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상승과 안전자산 선호에 개인 투자자의 채권 매수가 늘면서 연초 이후 개인 채권 순매수 금액이 10조원을 넘었다.
24일 금융투자협회(금투협)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2일까지 장외 채권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는 채권을 10조1천834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는 작년 한 해 동안 개인이 채권을 순매수한 금액 4조5천675억원의 2배를 웃도는 규모다.
연초 이후 개인 채권 순매수액은 지난 19일 10조864억원으로 처음 10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2거래일 연속 10조원대를 이어갔다.
채권 유형별 순매수액은 회사채가 4조6천396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은행을 제외한 금융사 채권인 기타금융채 3조1천105억원, 국채 1조2천783억원, 특수채 6천379억원 순이었다.
금투협은 2006년부터 외부에 투자자별 채권 거래 자료를 공개했는데, 이에 따르면 개인 채권 순매수액의 종전 역대 최대 기록은 2007년의 6조5천143억원이었다.
개인 투자자의 연간 채권 순매수 규모가 10조원을 넘은 것은 2006년 이전을 포함해 올해가 처음이라고 금투협은 밝혔다.
최근 5년 동안에는 매년 개인 채권 순매수액이 3조원대 후반에서 4조원대 중반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증시 약세장이 깊어진 6월을 기점으로 개인의 채권 매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
월간 순매수 금액은 6월 1조2천980억원에서 7월 2조9천977억원으로 급증했다. 8월 들어서도 22일까지 2조864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주식시장에서는 개인 자금이 이탈하는 흐름이 나타났다. 개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7월 한 달간 9천61억원을 순매도했으며, 이달 들어 22일까지 4천213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최근 경기 침체 우려가 불거지고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개인들의 투자 심리가 안전자산인 채권으로 쏠리는 분위기다.
채권은 발행 주체인 국가, 공공기관, 기업 등이 망하지 않는 한 만기일까지 보유하면 원금과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이는데, 금리가 올랐을 때 저가 매수한 뒤 금리가 내리면 매도해 시세 차익도 볼 수 있다.
올해 들어 채권 금리는 가파르게 올랐다. 특히 우량 기업의 회사채 수익률이 잇따라 은행 정기예금 금리보다 높은 연 4%대에 진입하면서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금투협 최종호가 수익률 기준으로 회사채(무보증3년) AA- 등급의 금리는 23일 기준 연 4.270%로, 작년 말의 연 2.415% 대비 185.5bp(1bp=0.01%포인트) 뛰었다.
(자료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