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형 당뇨병 시작 신호를 대사 장애의 첫 증상이 나타나기 이전에 혈액검사로 포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위스 제네바 대학병원 당뇨병 센터의 피에르 메클러 세포생물학 교수 연구팀은 포도당 유도체의 일종인 1.5-안하이드로글루시톨[1,5-AG(Anhydroglucitol)]의 혈중 수치를 측정하면 췌장에서 인슐린을 만드는 베타세포의 이상 여부를 알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17일 보도했다.
당뇨병이 처음 시작됐을 때는 췌장 베타 세포의 일부가 사라지는데 증상이 없기 때문에 탐지가 불가능하다.
그러나 혈액검사로 1.5AG의 혈중 수치를 측정하면 이를 탐지할 수 있으며 이 혈액검사는 별로 어렵지 않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1,5-AG의 혈중 수치가 낮으면 베타 세포가 소실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1,5-AG의 혈중 수치는 혈액 샘플을 채취한 뒤 비용이 별로 들지 않는 특정 테스트로 측정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1,5-AG는 건강한 사람의 혈중에 포도당 다음으로 많이 존재하는 포도당 유도체의 하나로 화학적으로 안정된 물질이기 때문에 거의 대사되지 않고 소변으로 배설된다. 이 분자는 체내 유지량에 비해 배설과 대사량이 극히 적어 혈중 수치의 변동이 거의 없고 식사의 영향을 받지 않아 혈당 조절 지표로 유용한 물질이다.
당뇨병은 아주 일찍만 탐지되면 그 진행을 되돌릴 수 있지만, 초기의 진행을 알아낼 방법이 없다.
당뇨병이 시작되면 췌장의 베타세포가 아주 조금씩 산발적으로 죽기 시작하는데 침습적이 아닌(non-invasive) 방법으로는 췌장 깊숙한 곳에서 죽어가는 베타 세포가 어느 정도인지를 알 길이 없다.
따라서 연구팀은 당뇨 전 단계에서 나타나는 베타세포들의 변동을 알아낼 수 있는 간접적인 방법으로 온전한 기능을 수행하는 베타세포의 양과 연관이 있는 혈중 분자를 찾기 시작했다.
연구팀은 결국 1,5-AG의 혈중 수치가 줄어들면 베타세포가 줄어든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특히 당뇨병이 시작되기 전부터 1,5-AG의 혈중 수치가 줄어들기 시작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이 연구 결과는 특히 당뇨병 위험요인을 지닌 사람들에게 당뇨병 발생을 예방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열어줄 것으로 연구팀은 전망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내분비학회 학술지 `임상 내분비학·대사 저널`(Journal of Clinical Endocrinology and Metabolism) 최신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