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 마감한 미 증시 흐름상 특징적인 부분들 짚어주시죠.
<기자>
초반 약세로 출발했다 서서히 상승했던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현지 시간 오후 2시부터 다시 매도세가 들어오며 다우 0.71% 상승, S&P 0.19% 상승, 나스닥 0.19% 하락으로 마감했습니다. S&P 500이 200일 이동평균선인 4,326.18에 근접하기도 했지만 결국 이를 넘어서지는 못했고요. 개장 전에는 유통주들의 실적이 기대보다 좋게 나온 데 힘입어 오늘 장은 경기방어주 섹터의 상승률이 1.21%로 가장 높았습니다.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가 많은 기술주 부문은 오늘 하락세가 가장 큰 섹터였습니다.
월가에서는 현재 시장이 상승 랠리를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한 상황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인테그리티 에셋 매니지먼트의 조 길버트는 "연준이 최근에 나온 경제 데이터들을 어떻게 인식할지에 대한 상당한 불확실성이 여전하다"고 말했습니다. 마크 헤펠레 UBS 글로벌 웰스 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의 랠리를 쫓아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실적 시즌 막바지라 유통주 실적들이 나오기 시작하는데요. 오늘 월마트와 홈디포 등이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습니까? 결과와 함께 향후 가이던스 등 종합적으로 전해주시죠.
<기자>
월마트와 홈디포 모두 예상을 넘어서는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미국 최대 규모의 오프라인 유통 매장을 갖고 있는 대표 유통·소비주인 월마트부터 살펴보면 회계연도 2분기, 그러니까 5월부터 7월까지의 실적은 매출 1,528억 달러, 주당순이익은 1.77달러로 집계됐습니다. 매출부터 살펴보면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받아왔던, 아마존에게 유통업계 1위라는 이름을 내주게 된 주 요인인 온라인 매출이 1년 전보다 12% 상승했고요. 더그 맥밀러 월마트 CEO는 "그동안 문제였던 재고 수준이 점차 개선되고 있다"며 희망적인 메시지를 던지기도 했습니다. 분기 실적이 좋은 것은 맞지만 연간 전체 전망에 대해서는 아직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하고는 있습니다. 월마트는 최근 들어 몇 차례 실적 가이던스를 하향했었죠. 이번 실적 발표 후에도 동일매장 매출 성장률과 같은 가이던스는 높여잡지 않고 그대로 유지했고요, 1년 전과 비교해 주당 순이익 감소폭이 11%~13%에 이를 것이라고 했던 점은 소폭 수정했습니다. 월마트는 올해 주당 순이익 감소폭이 전년비 9%~11%선이 될 것이라고 봤습니다.
어쩌면 실적 발표와 함께 나온 월마트 CFO의 이야기가 조금 더 흥미로울 수 있겠습니다. 그동안 물가 부담 때문에 월마트를 자주 방문하지 않는 것으로 인식되어온 중산층과 고소득층의 월마트 쇼핑, 특히 식품 소비가 상대적으로 늘어난 효과가 있었고요. 상대적인 저소득층은 한 번에 사는 양을 줄이고, 현금 결제 대신 신용카드 결제를 늘리고, 먹는 단가도 낮추고 있다는 겁니다. 쉽게 말하면 지갑이 얇은 미국 사람들이 그동안 먹던 쇠고기 대신 더 싸게 끼니를 때울 수 있는 참치 통조림을 담고 있다는 거죠. 지난 주에 나온 소비심리데이터를 보면 저소득층이 경기를 서서히 낙관하기 시작했다는 지표가 보이는데, 3분기에는 월마트에서 관측된 이같은 소비 행태가 이어질지도 지켜볼 부분이겠습니다.
미국의 주택 인테리어 자재 유통 업체인 홈디포 역시 예상보다 나은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2분기 매출 436억 8천만 달러, 주당순이익 5.05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전반적으로는 오늘 나온 월마트와 홈디포의 성적표가 다른 유통주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볼 수가 있겠습니다. 월마트는 5.11%, 홈디포는 4.06% 주가가 각각 뛰었고요. 내일 실적을 앞둔 타겟과 로우스 등 관련주들도 일제 상승 마감한 것 역시 참고할 만한 부분입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한국경제TV 신인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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