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급등세를 이어가던 미국의 평균 휘발유 가격이 최근 빠르게 진정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CNBC는 "미국 전국의 평균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4달러 아래로 떨어졌다"면서 "휘발유 가격이 하락 전환하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해소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미국의 휘발유 가격은 올해 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제유가와 동반 상승한 바 있다. 미국의 휘발유 가격은 지난 6월 14일(현지시간)에는 5달러를 돌파했고, 캘리포니아 등 일부 지역에서는 6달러를 넘겨 인플레이션 장기화에 대한 공포감이 확산된 바 있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의 전략 비축유(SPR) 방출, 정유사 가격 인하 압박, 원유 수요 감소 등이 이어지면서 휘발유 가격이 최근 빠르게 잡히고 있다.
이날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미국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3.99달러로, 지난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지난 6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무려 58거래일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휘발유 가격 진정세에 고유가에 다른 수요 감소가 가장 큰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패트릭 드한(Patrick De Haan) 가스버디 수석전략가는 "휘발유 가격 상승에 대한 부담을 느낀 미국인들이 여름철 휴가 기간에도 운전량을 대폭 줄였다"면서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여러 명이서 차를 공유하는 카풀 이용자들도 상당히 늘어났다"고 밝혔다.
또한 "빠른 시일 내에 텍사스, 사우스캐롤라이나, 오클라호마, 조지아, 아칸소, 테네시, 미시시피 등의 지역에서 휘발유 가격이 3달러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며 "국제유가 하락세도 휘발유 가격 안정에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올해 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라 급등한 국제유가는 최근 빠른 속도로 진정된 바 있다. 실제로 지난 4일(현지시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 대비 배럴당 약 2% 하락한 88.50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지난 2월 10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이후 처음으로 90달러 아래로 떨어진 바 있다.
다만 미국의 휘발유 가격 하락세가 단기적일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국제유가가 90달러 아래로 떨어지면서 상승세가 진정됐지만, 공급 부족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하반기에 다시 급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바이든 행정부가 방출한 미국의 전략비축유도 올해 가을에 종료되고, 코로나 재봉쇄에 들어간 중국이 경제 활동을 재개할 경우 석유 수요가 급격히 늘어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를 두고 패드릭 드한 수석전략가는 "미국의 평균 휘발유 가격 하락세가 향후 5~10일 동안 유지될 수 있겠지만, 가격 하락세가 단기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사진=CN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