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IT인간`은 정재홍 기자의 아낌없는 칭찬과 무자비한 비판이 공존하는 솔직 담백한 IT·전자기기 체험기입니다.》
삼성전자가 현지시간 10일 오전 미국 뉴욕에서 4번째 폴더블폰 시리즈 `갤럭시 Z 폴드4`와 `갤럭시 Z 플립4`를 공개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노트 시리즈를 대신해 폴더블폰 라인업만으로 하반기 언팩 행사를 꾸리고 있습니다. 폴더블폰 대중화를 목적으로 폴드와 플립을 갤럭시 스마트폰의 주류로 확실하게 자리 잡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새로운 제품이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 직접 살펴봤습니다.
● 더 넓어진 폴드… 접으면 일반 스마트폰
먼저 현재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최상위 기종인 갤럭시Z 폴드4입니다. 어쩌면 디자인에서 호평을 받은 플립 시리즈 보다 기대가 낮았던 게 사실입니다. 폴드3부터 지원했던 S펜이 내장될 거란 예상이 무색하게 이번에도 내장 S펜은 지원하지 않습니다. 또 그간 유출된 제품 사진으로만 봤을 땐 바뀐 게 거의 없을 정도로 전작과 디자인도 유사했습니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만 스냅드래곤 8 플러스 1세대로 변경된다는 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기기 실물을 보니 오히려 플립 보다 개선점이 더 많습니다. 디자인이 유사하고 화면 크기도 외부 6.2인치, 내부 7.6인치로 같지만 화면비율이 변했습니다. 전작인 폴드3와 비교하면 접었을 때 가로폭은 67.1mm로 같지만 세로길이가 158.2mm에서 155.1mm로 줄었습니다. 전작이 긴 피처폰 형태였다면 스마트폰 사이즈에 맞게 변해 커버 화면 사용성이 높아졌습니다. 여기에 힌지 두께가 줄고 베젤도 얇아지면서 외부 화면은 스펙상 수치보다 더 커진 느낌입니다.
제품 세로길이가 줄면서 펼쳤을 때 사용 환경도 달라졌습니다. 폴드4는 펼치면 가로폭이 130.1mm로 2mm가 더 넓어져 화면을 눕히지 않은 상태에서 동영상을 보거나 웹 서핑하기 수월합니다. 중국 제조사 오포가 `파인드N`이라는 제품을 내놓으면서 가로폭이 더 넓은 폴더블폰을 내놓은 적이 있습니다. 삼성도 이번 폴드4를 기점으로 화면비율을 소비자들의 사용 환경에 친숙하게 바꿨습니다. 소비자가 제품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평가가 나뉘겠지만 16:9 이상 화면비율 영상 시청이 많다면 긍정적인 변화로 보입니다. 대신 가로폭이 넓어지면서 펼쳤을 때 한 손으로 제품을 잡기는 더 힘들어졌습니다.
● 무거운 폴드는 옛말…주름 드디어 펴졌다?
또 하나 큰 변화는 무게입니다. 폴드는 폴드2(282g), 폴드3(271g), 폴드4(263g) 이렇게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무게를 줄이고 있습니다. 이번 폴드4는 화면비율 변화로 무게중심이 분산된 것과 더불어 8g 정도 무게가 감소하면서 가벼워진 게 체감됩니다. 아직까지 일반 스마트폰과 비교하면 무겁지만 아이폰13 프로 맥스가 238g이라는 점에서 무게는 점점 폴드를 선택하는 데방해가 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여기에 1,200만 화소 초광각, 5,000만 화소 메인 듀얼 픽셀, 30배 줌이 가능한 1,000만 화소 망원까지 카메라 성능을 갤럭시S22 플러스 급으로 올렸습니다. 폴드3는 화면을 접은 상태로 사용하는 플렉스 모드 등 폴더블폰 고유의 카메라 기능을 갖췄지만 1,200만 화소로 고정돼 있어 아쉽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이미지센서도 23% 크기를 키워 야간 촬영 환경도 개선했습니다. 콤플렉스였던 카메라 기능을 극복해 갤럭시 최상위 기종으로서 체면은 차렸다는 평가입니다.
관건은 주름입니다. 삼성은 이번 폴더블 시리즈부터 새로운 힌지 방식을 도입해 힌지 크기 자체를 줄였습니다. 직접 펼쳐보니 처음부터 끝까지 천천히 펴지는 방식에서 완전히 펴지기 직전에 강하게 펼치는 힘이 더 크게 작동하도록 설계가 바뀌었습니다. 펼치는 힘이 더 강해지면서 자연스럽게 내부 화면 중앙에 자리 잡은 주름도 팽팽해졌습니다. 하지만 폴더블폰 주름은 사용시간이 늘어날수록 더 깊어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제품을 몇 달간 써봐야 제대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플립4 색상 조합 75가지…배터리 용량 12%↑
플립4는 무광 백글라스(Back glass)를 적용해 마감했습니다. 플립3가 유광 글라스 형태였던 것과 비교하면 제품 재질 자체가 부드러워지고 지문도 묻어나오지 않게 디자인됐습니다.
마찬가지로 눈에 띄는 외형 변화는 없습니다. 커버 화면은 1.9인치, 펼치면 6.7인치로 디스플레이도 같습니다. AP도 퀄컴 스냅드래곤 8 플러스 1세대로 폴드4와 똑같이 개선됐습니다.
제품 자체의 크기 변화는 있습니다. 플립3와 비교해 접었을 때 가로폭이 71.9mm 세로길이 84.9mm로 각각 0.3mm, 0.7mm 줄었습니다. 이에 따라 펼쳤을 때 세로길이는 0.8mm 가까이 감소했습니다. 큰 스마트폰 보단 작고 예쁜 디자인을 원하는 플립 소비자를 위한 변화로 해석됩니다. 대신 무게가 전작보다 4g 정도 늘어나면서 묵직한 느낌에 더 단단해졌다는 인상입니다.
가장 큰 변화는 배터리 용량입니다. 3,300mAh에서 3,700mAh로 12% 증가했습니다. 영화 1편 정도는 더 감상할 수 있는 배터리 용량 증가폭입니다. 여기에 25W 고속충전까지 지원하면서 30분 안에 0%에서 50% 수준까지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예쁜데 배터리가 녹는다`는 그동안의 플립 소비자 불만을 접수한 개선입니다.
플립4는 폴드4 보다도 추가된 기능이 적어 아쉬움을 남기는 게 사실입니다. 위에 언급한 내용 외에 커버화면에서 사용할 수 있는 AR 이모지나 GIF가 늘어나는 정도입니다. 대신 보라 퍼플, 핑크 골드, 그라파이트, 블루 총 4가지 기본 색상지에 더해 골드, 실버, 블랙 프레임과 옐로우, 화이트, 네이비, 카키, 레드 등 총 75가지 색상조합을 고를 수 있는 `비스포크 에디션`이 동시에 출시됩니다. 삼성은 이번 플립4에서 온전히 디자인으로만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입니다.
● 가격은 소폭 인상…폴드4 199만원·플립4 135만원
제품 가격은 폴드4가 256GB:199만 8,700원, 512GB:211만 9,700원, 1TB:236만 1,700원. 플립4는 256GB:135만 3천 원, 512GB:147만 4천 원, 비스포크 에디션 256GB:140만 8천 원, 512GB:152만 9천 원으로 구성됩니다.
폴드는 가격을 동결한 수준이지만 플립은 전작 보다 10만 원 정도 가격이 올랐습니다. 폴더블폰 대중화 명분으로 제품 가격을 인하할 거란 예상도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심화와 원자잿값 상승에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갤럭시 폴더블폰 가운데 플립 판매 비중이 70%가 넘는다는 점에서 삼성으로선 소폭 인상 선에서 가격 타협을 본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1,500만 대 이상 폴더블폰을 판매할 방침입니다. 제품은 준비됐고 디자인도 완성됐습니다. 경기침체에 소폭 인상된 가격을 소비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관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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