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다리 위에서 볼 수 있는 `SOS생명의전화`가 약 9,000여명의 자살위기자를 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SOS생명의 전화를 운영하고 있는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이 공개한 지난 2011년 7월부터 2022년 6월까지의 SOS생명의전화 상담 빅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 11년간 자살위기상담은 9,050건 진행됐다. 그 중 1,973명은 투신 직전의 자살위기자였던 것으로 분석됐다.
SOS생명의전화는 극단적인 상황에 놓인 이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한강 교량에 설치된 상담 전화기다. 생명보험재단은 2011년부터 현재까지 20개 교량에 총 75대의 SOS생명의전화를 설치하고, 한국생명의전화와 함께 365일 24시간 전화상담을 운영하며 긴급상황이 감지되면 119 구조대 및 경찰과 연계해 생명 구조 작업을 진행한다.
중앙사고수습본부의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에 따르면 팬데믹 이전인 2019년 3.2%이던 우울위험군이 올해 3월에는 18.5%까지 늘었다. 자살생각률은 11.5%로 코로나 이전(4.6%)에 비해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일부 심리 전문가는 코로나19가 엔데믹화 되고,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경제나 사회적 변화에 따라가지 못한 이들은 전보다 더 심각한 우울감에 빠질 수 있고 자살 등 극단 선택을 하는 비율 역시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또한 보건복지부 `2022 자살예방백서`에 따르면 국내 수단별 자살자 수는 목맴(52.3%) 다음으로 추락(16.6%)이 가장 많은데, 특히 추락자살 시도는 충동적 또는 감정적으로 발생하기에 교량과 같은 시설물 관리 및 위기상담구조 체계 마련 등 선제 대응을 통한 위기상황을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SOS생명의전화 이용자의 성별을 살펴보면, 남성이 5,155명(56.9%)으로 여성 3,273명(36.2%)에 비해 1,882명 높았다. 연령대별로는 20대 2,959명(32.7%), 10대 2,609명(28.2%), 30대 585명(6.5%) 순으로 나타났는데, 특히 20대와 10대의 이용자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상담 유형의 경우 친구 및 이성교제, 직장 등 사회적응에 어려움이 있는 대인관계 관련 상담이 2,348건(20.7%)으로 가장 많았고 진로 및 학업 관련 고민 2,126건(18.7%), 무력감과 고독, 외로움을 겪는 인생 관련 문제 1,757건(15.5%)이 뒤를 이었다.
SOS생명의전화를 가장 많이 찾는 시간대는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 4,615건(51.2%)이었으며, SOS생명의전화로 위기 상담 전화가 가장 많이 걸려 온 곳은 마포대교가 5,492건(60.7%)으로 가장 높았다.
하상훈 한국생명의전화 원장은 "코로나19가 엔데믹화 되면서 `모두 일상을 찾아가고 있는데 나만 힘든 것 아닌가`하는 상대적 박탈감으로 불안과 우울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며 "이는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SOS생명의전화 운영으로 위기에 처한 분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도록 생명보험재단과 함께 지속 협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