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 지방에 내린 기록적 폭우가 안 그래도 고공행진 중인 물가에 기름을 부을지 우려된다.
현재까지는 농작물 침수피해가 크지 않지만, 추가적인 집중호우가 예고돼 있어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기준 전국에서 침수된 농지 규모는 5㏊(헥타르·1㏊=1만㎡)로 미미한 수준이다. 다만 오전 10시 현재까지 수도권과 강원 내륙·산지, 충청 북부에 호우특보가 발효된 상황인 만큼 앞으로 피해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농작물이 침수되지 않았더라도 쏟아진 비가 배추 등 밭작물을 중심으로 무름병·병충해를 유발하거나 뿌리를 썩게 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수확기인 배추, 무 등의 수확이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당장 위험수위로 보기는 어렵지만 피해 상황이 확산할 경우 가뜩이나 고물가 상황에서 직격탄이 될 수 있다.
추석(9월 10일)을 앞두고 성수품 물가 잡기에 매진해 온 기획재정부는 농작물 피해 현황 파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올해 2∼5월 4개월 연속으로 전년 동월 대비 하락하며 안정세를 보이던 농산물 가격은 6월 1.6% 상승하고 7월에는 8.5% 올라 지난해 6월(11.9%)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곡물류(-11.9%)는 내렸지만 채소류(25.9%), 과실류(7.4%)가 올랐고, 특히 채소류 상승 폭이 2020년 9월(31.8%) 이후 가장 컸다.
배추가 72.7% 올랐고 상추(63.1%), 시금치(70.6%), 깻잎(32.8%) 등 잎채소 가격이 급등했다. 오이(73.0%), 호박(73.0%), 열무(63.5%), 부추(56.2%), 무(53.0%), 파(48.5%), 감자(41.1%)도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집중호우가 소비자물가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현재로선 분명하지 않으나 `악재`라는 점은 분명하다.
한편 정부는 이번 주 중 물가 대책을 포함한 추석 민생안정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