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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방큰돌고래 '비봉이' 17년 만에 바다로 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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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수족관에 남아있던 마지막 남방큰돌고래 `비봉이`가 4일 고향 제주 바다로 돌아가 본격적인 야생 적응 훈련에 돌입했다.

해양수산부와 제주도는 이날 오전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 설치된 적응훈련용 가두리에 `비봉이`를 옮겼다.

2005년 제주시 한림읍 비양도 인근 해상에서 어업용 그물에 혼획돼 서귀포시 중문동 퍼시픽리솜에서 공연을 하며 지낸 지 무려 17년 만이다.

비봉이는 이날 오전 퍼시픽리솜에서 가두리 훈련장이 설치된 대정읍 앞바다까지 약 28㎞ 거리를 대형트럭에 실려 이동했다.

이어 크레인으로 어선에 옮겨져 방파제로부터 200m가량 떨어진 가두리 훈련장으로 향했다.

모든 작업은 비봉이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최대한 조심스럽게 진행됐다. 내리쬐는 뙤약볕에 비봉이가 혹시 덥지는 않을까 이동 과정에서 수시로 물을 뿌려주기도 했다.

지름 20m, 깊이 8m 가두리로 옮겨진 비봉이는 익숙한 곳에 다시 온 것처럼 더욱 활기차게 헤엄치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갔다. 비봉이 등지느러미에는 숫자 `8`이란 동결표식이 새로 생겼다.

비봉이가 머물 대정읍 앞바다는 주변 양어장에서 나오는 부산물로 남방큰돌고래 무리가 자주 지나는 길목이다. 실제 모니터링 결과 비가 내리거나 바람이 강하게 부는 등 궂은 날씨가 아니면 80% 확률로 남방큰돌고래 무리를 볼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남방큰돌고래 야생 방류는 물살이 약한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 앞바다에서 이뤄졌지만, 이번에 대정읍 앞바다로 바뀌었다. 비봉이가 단독으로 방류되는 만큼 야생 적응 훈련 기간에 야생 남방큰돌고래 무리와 최대한 자주 접촉해 교감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 이뤄진 결정이다.

비봉이는 약 한 달간 가두리 훈련장에서 활어 먹이 훈련과 야생 돌고래 개체군과의 교감 등 야생 적응 훈련을 거쳐 방류된다.

이번 야생 방류 작업을 총괄하는 제주대 김병엽 교수는 "비봉이를 가두리로 옮기고 나서 고등어, 전갱이, 그리고 대정읍 앞바다에 많이 사는 자리돔을 먹이로 줬는데, 바로 쫓아가서 잡아먹었다"며 "돌고래 건강 상태를 나타내는 배 부분 점을 봤을 때 현재 비봉이는 2013년 제돌이, 2015년 태산이가 방류됐을 당시보다도 건강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다만 가두리에서 혼자 지내면서 자칫하다 분리 불안정이 올 가능성도 있다"며 "이러한 부분은 가두리에 설치한 폐쇄회로(CC)TV와 적외선카메라를 통해 24시간 확인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제주도 연안에서 120여 개체가 서식 중인 것으로 알려진 남방큰돌고래는 최근 인기 TV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주인공인 우영우 변호사가 `언젠가 제주 바다에 나가 남방큰돌고래를 보고 싶다`고 말하면서 관심이 집중됐다.

남방큰돌고래는 2012년 해양 보호 생물 지정 당시 국내 수족관에 총 8마리가 있었으나 2013년 `제돌이`, `춘삼이`, `삼팔이`를 시작으로 2017년까지 총 7마리가 자연으로 돌아갔다.

이날 비봉이가 고향 제주 바다로 돌아가면서 국내 수족관에는 남방큰돌고래가 남아 있지 않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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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장진아  기자
 janga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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