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규모에서 사상 초유의 파행이 된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이 공사 중단 105일 만에 사업 재개 가능성이 열렸다. 공사비 증액을 두고 갈등하던 조합과 시공사업단이 합의 수순을 밟고 있어서다.
서울시 강동구청은 29일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 집행부와 둔촌주공 조합 정상화위원회(정상위), 시공사업단이 강동구 주재로 열린 4자 실무협의에서 사업 정상화를 위한 합의안을 도출했다"며 "이르면 오는 10월 중 총회를 열어 새 조합 집행부를 선출하고 공사재개를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은 기존 5,930가구를 철거해 지상 최고 35층 85개 동 1만2,032가구 규모로 다시 짓는 사업이다. 단일 아파트 단지 기준으로는 단군 이래 최대 규모로, 조합과 시공사업단 갈등으로 인해 공정률 52%인 상태에서 공사가 전면 중단됐다.
합의안에 따르면 재건축 조합 집행부는 이사회를 열어 사업정상화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 사업정상화위원회는 재건축 조합 임원과 정상위 구성원을 포함해 5인 이내로 꾸린다.
이에 따라 재건축 조합 집행부 전원은 사퇴 의향서를 강동구에 제출하기로 했다. 앞서 24개 금융사로 구성된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의 기존 대주단은 오는 다음 달 23일 만기가 도래하는 7천억원 규모의 사업비 대출 보증 연장이 불가능하다고 조합에 통보했다.
재건축 조합장이 공석인 상황에서 조합장 직무대행자는 사업정상화위원회에 협조해 총회 개최를 준비하고 재건축 공사 재개 업무에 임해야 한다. 강동구청에 집행부 선출을 위한 선거관리위원회 구성도 요청해야 한다.
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 등 시공사업단 역시 위원회의 공사재개 관련 협의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
이들 4자는 이날 강동구청에서 합의안에 대한 세부 조정을 거쳐 최종안을 확정 짓고 서명할 예정이다. 합의가 최종적으로 성사되면 지난 4월 15일부터 중단된 둔촌주공 재건축 공사는 오는 10월 총회를 거쳐 이르면 11월에 재개될 전망이다.
이수희 강동구청장은 "선량한 조합원 피해가 커지지 않도록 공사 재개와 사업 정상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