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유행 정점이 당초 예상보다 이르게 찾아올 것이며, 정점의 규모도 기존 전망치보다 작은 수준에서 형성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왔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28일 질병관리청이 마련한 코로나19 전문가 초청 설명회에서 "여러 근거를 종합했을 때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평균 30만명 정도까지는 도달하기 조금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래도 상당한 규모의 유행이 이어져 다음 주와 그다음 주 정도까지는 정점을 형성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앞서 질병청과 전문가들은 이번 유행이 다음 달 중순 이후 정점을 찍을 것이며 하루 최대 30만명대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 교수는 "전문가들이 2∼3주 전에 예측했던 것은 최악의 시나리오에 가까운 예측이었는데, 지금은 정보의 확실성이 생기고 있기 때문에 유행 규모가 예측보다 조금 감소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이번 주 유행 증가 속도가 많이 감소했다. 이는 1주나 2주 이내에 정점에 도달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유행 규모가 예상보다 감소할 수 있는 근거에 대해 정 교수는 ▲ 4차접종 참여가 예상보다 높아 감염자 수 감소에 도움이 되고 ▲`켄타우로스`로 불리는 BA.2.75 변이의 전파력이 우려만큼 높지 않아 유행을 주도할 가능성이 작아지고 있으며 ▲ 한국 국민은 대부분 오미크론 대유행 때 감염됐기 때문에 다른 나라보다 재감염률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국제교류가 재활성화가 되면서 지금은 전세계적인 유행 추이와 우리나라의 추이가 1∼2주정도 차이가 있는데, 최근 주요국들의 상황을 보면 이미 정점을 찍은 것처럼 보이는 곳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 교수는 현재 유행이 전 세계 동시에 진행되고 있어 자료에 바탕을 둔 정확한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고, 확진자 수보다 중환자 수를 정확히 예측해 병상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사회적 거리두기 재도입 필요성과 관련해선 "방역정책은 비용과 효과를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며 "일률적인 거리두기는 효과도 있지만, 사회·경제적 피해가 아주 크기 때문에 국민의 피해가 적은 정책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는 과학적인 합의나 동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 델타 변이 유행까지는 거리두기로 유행을 저지할 수 있었으나 오미크론이 등장한 이후로는 강력한 거리두기로 유행 규모를 줄이거나 정점을 미루는 데 효과가 한정적이 됐다"고 전제했다.
이어 "강력한 거리두기의 효과는 어느 정도 있지만, 지금은 소상공인의 경제적 손실, 아이들의 학력손실 등 비용보다 효과가 줄어드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또 "국가의 책임은 일률적인 거리두기를 강요하는 데만 있는 게 아니라 의료·방역대응 역량을 미리 확보하고 국민들에게 전달하는 것도 있다"며 "마스크 착용, 격리의무 등 확산 방지에 도움 되는 다른 수단은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속 가능의 관점에서 방역정책을 바라봐야 한다. 지금의 재유행이 한 번으로 절대 끝날 가능성은 없고 몇 번의 재유행들이 반복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그때마다 이러한 소모적인 논란들을 반복할 수는 없다"며 "이번 재유행에 잘 대응한다면 다음번 재유행을 대응하는 데 있어서는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백경란 질병청장은 확진자, 격리자에 대한 지원이 축소돼 자율방역의 수용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지속하기 위해 (그 외의) 지원이 축소된 부분이 있다. 송구스럽다"며 "다만 상대적으로 본인부담금이 큰 중환자나 입원치료에 대한 치료비 등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