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물가 고공행진으로 서민들의 살림이 날로 팍팍해지는 가운데, 제약사 등이 진행하는 임상시험 참여가 `고액 알바`처럼 여겨지며 지원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2∼3일만 참여하면 되는 임상시험이나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생동성 시험)에 생활비 지출 부담이 커진 학생, 취업준비생, 직장인 등이 몰리고 있다.
생동성 시험은 특허 기간이 끝난 의약품을 복제해 판매하고자 할 때 원본이 되는 약과 복제약이 생물학적으로 동등한지 확인하기 위해 시행하는 인체 실험이다. 임상시험은 새로운 약을 개발할 때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해 진행하는 실험을 말한다.
지난달 7일 만들어진 생동성 시험 아르바이트 관련 포털 카페는 회원 수가 개설 한 달여 만에 900명을 넘겼다. 전날까지 이 카페에는 임상·생동성 시험 아르바이트 후기나 정보 등을 공유하는 게시글이 750여개 올라왔다.
한 회원이 남긴 "생활고 때문에 생동성, 임상 모두 찾아보고 있다"는 게시글에는 "대부분 생활고가 원인"이라는 댓글이 달렸다. 또 다른 회원은 "돈이 필요해서 생동성 시험 아르바이트를 하는데, 이걸 (주변에) 말하니 불쾌한 눈으로 바라본다"고 썼다.
취준생들이나 직장인들이 모이는 커뮤니티에도 임상 시험이나 생동성 시험 아르바이트에 관한 글들이 눈에 띄었다.
의료계에서는 금전 목적으로만 지원하거나 부작용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지원하는 사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매혈`과 비슷하다며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임상시험 지원 전문기관인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은 참여자들에게 ▲ 임상시험으로 인한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은 어느 정도 인지 ▲ 임상시험 참여가 일상에 미치는 영향 ▲ 사람을 대상으로 사전에 필요한 연구가 충분히 진행됐는지 등을 반드시 확인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