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밥상물가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달부터 수입 축산물의 관세를 낮추기로 한 것과 관련 국내 축산단체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전국한우협회, 대한한돈협회, 대한양계협회 등 20여개 단체로 이뤄진 축산관련단체협의회는 10일 보도자료를 내고 "전국의 소, 돼지, 닭 사육 농가를 사지로 모는 수입 축산물 무관세 조치를 강력히 규탄하며, 정책을 전면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사룟값 폭등으로 채산성이 극도로 악화돼 죽음 일보 직전에 내몰린 축산농민을 살릴 근본적인 대책을 즉각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협의회에 따르면 축산물 생산비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사룟값은 해외 곡물가 상승으로 인해 30% 이상 급등했다.
또 환경규제 등에 따른 시설투자로 농가의 부채 증가도 심각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지난 8일 `고물가 부담 경감을 위한 민생안정 방안`을 발표하면서 수입 축산물의 일부 물량에 대해 연말까지 무관세를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협의회에는 이에 대해 "밥상물가 진정을 빌미로 한 식량주권과 국민건강 주권포기 정책"이라며 "전 정권과 다르지 않게 사룟값 폭등 대책 등 근본 대책 마련은 뒷전인 채 축산 농정을 물가 잣대로만 재단하는 폐단을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협의회는 11일(내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수입 축산물 무관세 정책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협의회는 이날 사전 배포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우리의 요구를 묵살하고 축산물 무관세 수입을 강행한다면 전국의 축산농민과 230만 농업인들의 연대 속에 맹렬한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경고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2023년부터 닭고기(일부), 2026년부터 소고기·유제품의 관세 철폐가 예고된 가운데 이번 조치는 축산농가에 대한 사형선고를 앞당기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이대로 가다가는 국내 축산업 생산기반은 붕괴될 것이며 우리 국민 밥상 위의 고기, 우유, 계란은 전부 수입산으로 채워질 것이 자명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기준 소고기 자급률은 36.8%, 우유 자급률은 45.7%다.
협의회는 "6월 기준 전년 동월 대비 물가상승률 6% 중 축산물의 기여도는 0.35%포인트에 불과한데 이번 조치가 소비자물가 안정에 기여하게 될지 의문"이라며 "결국 민생 운운하며 축산물 수입·유통업자들의 이권을 챙겨주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