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대면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완만한 수준의 경기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국책 연구기관의 진단이 나왔다.
다만 대외 여건 악화로 제조업이 정체되며 이러한 경기회복세가 제약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발간한 `7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서비스업이 개선됐지만 대외여건의 악화로 제조업은 정체되면서 경기 회복세가 완만한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앞서 KDI는 6월 경제 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글로벌 공급망 교란과 원자재 가격의 급등으로 경기 회복세가 약화하는 모습"이라는 표현을 쓰며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았지만, 이달에는 조금 더 긍정적으로 경기상황을 바라본 것이다.
이는 방역조치가 해제되면서 대면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내수경기가 회복세를 이어간 영향이 컸다.
실제 서비스업 생산은 숙박 및 음식점업(16.9%→20.5%), 예술, 스포츠 및 여가관련 서비스업(24.9%→31.9%) 등의 대면업종에서 증가폭이 크게 확대되며 전체적으로 전달(5.0%)보다 높은 7.5%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고용시장도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영향에 대면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취업자 수 증가폭이 확대되면서 양호한 흐름을 이어갔다.
5월 취업자 수의 경우 전달(86.5만명)보다 증가폭이 확대돼 1년 전보다 93만 5천명 늘었다.
또한 5월 기준으로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99.3→99.4)와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102.1→102.2)도 전달보다 소폭 상승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지정학적 위험이 장기화되고 미 연준의 빅스텝과 같은 주요국의 긴축기조로 대외여건이 악화되면서 이러한 경기회복세를 제약하고 있다는 것이 KDI의 평가다.
KDI는 "우리 경제의 성장세를 주도했던 반도체 등 ICT부문의 생산은 대외여건 악화로 감소세를 보였고 물가상승세도 크게 확대되면서 기업심리지수와 소비자심리지수가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경제심리가 위축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5월 전자부품(-4.1%→-13.8%)과 전자부품(-4.1%→-13.8%) 생산이 감소세를 이어감에 따라 전체 광공업 생산이 0.1% 증가에 그치는 등 둔화된 흐름을 이어갔다.
물가 또한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6월 소비자물가는 국제유가 급등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기대인플레이션도 높아지면서 1998년 11월 이후 23년여만에 최고치인 6%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고물가와 경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대되며 소비심리도 약화되는 모습이다. 6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102.6)보다 큰 폭으로 하락한 96.4를 기록했다.
KDI는 "높은 물가상승세에 대응해 미국의 기준금리가 빠르게 인상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유로존도 7월부터 금리인상을 예고하며 세계 경기에 하방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고물가와 대외 하방요인의 확대로 기업심리지수가 제조업과 비제조업에서 모두 하락하며 향후 경기 회복세가 제약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