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의 고급 호텔들이 방역 봉쇄 조치로 발이 묶인 중국 관광객의 빈자리를 메우려고 외국 관광객을 상대로 `눈물의 바겐세일`을 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싱가포르와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등 관광 사업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동남아 국가의 럭셔리 호텔과 리조트, 레스토랑 중에는 최근 고객을 끌기 위해 객실료나 식대 등을 `특가`로 제공하는 곳이 많아졌다.
이들 국가는 코로나19 팬데믹에서 벗어나면서 입국 시 의무격리 지침을 비롯한 방역 규제를 크게 완화하면서 관광객들을 맞고 있지만 관광 수요가 기대치를 밑도는 실정이다.
최대 고객인 중국 관광객들이 자국의 방역 봉쇄 정책이 장기화하면서 발길을 끊었기 때문이다.
일례로 방콕 수완나품 공항에는 운영되지 않는 활주로에 비행기가 줄을 이은 채 서 있고, 그나마 가동 중인 활주로는 텅 비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NYT는 전했다.
이런 가운데 동남아 고급 관광시설이 고객 유치를 위해 내놓은 각종 프로모션 상품은 달러 강세까지 겹치면서 미국 등지의 관광객들에겐 전례를 찾기 힘든 관광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 시카고에 사는 마리사(28)·션 카비너(31) 부부는 올여름에 싱가포르와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를 여행할 계획을 세웠다.
숙박공유 플랫폼인 에어비앤비와 저가 호텔 등을 이용할 생각이었던 이들은 싱가포르의 호화 호텔 `마리나 베이 샌즈`의 1박2일 특가상품을 대폭 할인된 가격에 구하고 최고급 스위트룸으로 업그레이드까지 할 수 있었다고 NYT는 전했다.
이들은 태국 꼬사무이섬에선 해변의 고급 빌라에서 11일간 총 280달러(36만원)에 머물 수 있었다.
호텔이나 리조트 등과 달리 항공은 유가 상승 때문에 오히려 요금이 예전보다 훨씬 비싸졌다.
지난달만 해도 미국 로스앤젤레스나 뉴욕에서 태국 방콕까지 왕공 항공편을 1천 달러 미만 대에서 찾을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2천 달러(259만원)를 훌쩍 넘어서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