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러시아와 외교적 통로를 유지하는 차원에서 "굴욕감을 줘서는 안 된다"고 발언해 우크라이나의 반발을 샀다.
마크롱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발간한 르파리지앵 등 지역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전쟁이 멈추는 날에 외교적인 채널로 탈출구를 마련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는 이야기가 나오고, 이웃 국가들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원하는데 긴장이 고조될 위험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그는 "상황이 우려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긴장 고조를 막기 위해 자신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이에서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았다고 설명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해 12월부터 푸틴 대통령과 대화한 횟수가 기억조차 나지 않지만 "대체로 100시간이 넘는다"며 "양국을 중재하는 나라가 되는 게 프랑스의 역할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마크롱 대통령은 "러시아인들은 여전히 위대하지만, 푸틴이 자신을 고립시켰다"며 "자신에게나, 러시아 국민에게나 역사적으로 중대한 실수를 저질렀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부 장관은 이날 트위터에 글을 올려 "러시아에 굴욕을 안기지 말라는 요구는 프랑스와 그것을 요구하는 다른 모든 나라에 굴욕을 안길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러시아에 굴욕감을 안기는 것은 바로 러시아 자신"이라고 지적하면서 "우리는 모두 러시아를 제자리로 돌려놓는 데 집중하는 게 낫다. 그래야 평화를 가져오고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트위터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