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메모리얼 데이 휴장 이후 열린 미 증시, 전체적인 흐름은 어땠습니까?
<기자>
5월의 마지막 장인 오늘, 현지에서는 시소 트레이딩이라는 표현이 나왔습니다. 그만큼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있었던 장이라는 이야기가 되겠죠. 뉴욕 증시는 장 초반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다가 지수가 서서히 오르기 시작했지만, 다시 오후 2시를 기점으로 매도심리가 커지면서 결국 3대 지수 모두 하락 마감했습니다.
<앵커>
인플레 피크아웃론이 확산되면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확대되는 듯했는데, 오늘 미 증시를 움직였던 부분들을 짚어주신다면요?
<기자>
인플레이션과 관련해서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었던 부분은 오늘 오후 예정됐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과의 만남이었습니다.
파월 의장과 회의에 들어가기 전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들 앞에서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은 국정 최우선 과제"라면서도 "이같은 전쟁을 수행하기 위해 정부는 연준의 독립성을 존중하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행정부가 나서서 인위적으로 통화정책을 어떻게 해라, 이런 압력을 연준에 행사하지는 않겠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압력을 행사하지 않겠다면서도 통화정책 담당 수장을 직접 만난 것 자체가 시사하는 바가 있죠.
지금 바이든 행정부는 물가 잡기가 시급한 상황이란 점을 생각해보셔야 합니다. 지금처럼 기름값와 식료품값을 비롯한 체감 물가가 너무 높은 상황에선 오는 11월 중간 선거에서 대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론이거든요.
미국 정부의 기대대로 올해 안에 물가가 안정되는 모습이 나오려면 사실 자산 시장의 추가적인 위축은 불가피할 겁니다. 공급망 문제도 문제지만 소비자들이 지출을 좀 줄여야 물가가 떨어지겠죠. 다만 그 수준이 경기 침체까지는 가면 안 되는 상당히 까다로운 상황에서 바이든이 `파월을 믿겠다`, 이렇게 나온 겁니다. 적극적으로 연준에 이래라 저래라 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는 거죠.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성공적으로 인플레이션을 관리하려면 여러가지 대외 요인들이 미국을 돕는 상황이 좀 나와야 합니다. 내부적으로도 경기가 나빠질 것이라는 걱정이 좀 있는 게 물가 관리 측면에서는 좋을 수 있는데요, 오늘 나온 경기선행지표인 컨퍼런스보드 소비자 신뢰지수가 참고할 만한 통계가 될 수 있습니다. 요약하면 경기가 좀 나빠질 수 있겠다고 생각하는 미국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이번에 발표된 소비자 신뢰지수는 전달보다 떨어진 106.4로 집계됐습니다. 시장 예측보다는 좋았지만 조사기관인 컨퍼런스보드는 4월보다 미국인들의 심리가 나빠진 데 주목했습니다. 여기에 반년 뒤 경제가 더 좋아질 것이란 응답은 전달의 18.6%보다 줄어든 17.7%로 나타났고요. 경기가 더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은 24.9%로 한 달 전보다 3.2%포인트 늘어났습니다.
그리고 오늘 장 이후에 나오기는 했지만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중요한 지점이 될 수 있는 소식도 전해드려야겠습니다. 산유국 연합체인 오펙+가 증산 규모를 결정할 때 러시아를 제외할 수 있다는 단독 보도가 월스트리트저널에서 나왔습니다. 이 보도 이후에 국제유가는 상승분을 반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안이 현실화되면 인플레의 큰 요인 중 하나인 기름값이 좀 진정될 수 있을 것이라는 심리가 있는 거죠.
조금더 이해하기 쉽게 말씀드리자면요. 당장 다음달부터 석유 수출입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 대신 다른 산유국의 월간 원유 생산량이 늘어나고, 그만큼 더 많은 원유가 시장에 풀릴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오펙+는 매달 생산 규모를 합의하는데, 사흘 뒤인 6월 2일 열릴 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이 확정될지 주목할 부분입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한국경제TV 신인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