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무슬림 국가인 인도네시아의 젊은 무슬림 사이에서 `데이트 금지운동`이 확산하고 있다.
29일 스트레이츠타임스 등에 따르면 최근 들어 인도네시아의 젊은 무슬림 사이에 `데이트 없는 인도네시아`(Indonesia Tanpa Pacaran) 운동이 퍼지고 있다.
작가 라오데 무나파르는 2015년 저서를 통해 "데이트는 젊은 세대에 피해를 준다. 많은 폭력적 행동이 데이트로부터 시작된다"며 `데이트 없는 인도네시아` 캠페인을 주창했다.
라오데는 데이트를 하는 것이 혼전 성관계와 혼전 임신을 부추겨 인도네시아 젊은 층이 십대에 결혼했다가 가정폭력, 아동학대 등을 경험하고 이혼과 재혼을 반복하는 문제를 불러일으킨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혼전 성관계를 비롯한 일련의 행동이 이슬람 교리에 어긋난다며 적정한 배우자감이 있으면 데이트 단계를 건너뛰고 결혼을 하라고 말한다.
지난해 인도네시아에서는 44만7천쌍이 이혼했다.
`데이트 없는 인도네시아` 운동의 회원은 현재 3만명에 이르며, 왓츠앱 단톡방과 SNS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회원이 되면, 석 달 안에 연애를 정리해야 하는 게 가입 규칙이다.
라오데는 자신이 한 여성과 만난 지 한 달 만에 결혼해 7년째 혼인 생활을 잘 유지하고 있다며 다른 회원들도 속속 자신의 짝을 만나 연애 단계를 건너뛰고 가정을 꾸리고 있다고 말했다.
가령, 인도네시아의 가수 나타 레자는 5년 전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좋아요`를 누른 여성의 계정 프로필에 "어린 나이에 결혼하고 싶어하는 평범한 소녀"라고 적힌 것을 보고 곧바로 메시지를 보내 청혼했다.
두 사람은 사흘 뒤 처음 만나 실제 결혼을 약속하고 몇 주 뒤 결혼식을 올렸다.
이들 부부는 `데이트 없는 인도네시아` 운동의 아이콘으로 떠올랐고, 결혼 스토리와 관련한 노래 5곡을 발표하고, 3권의 책을 쓰면서 강연도 다니는 유명인사가 됐다.
`데이트 없는 인도네시아` 운동이 이처럼 확산하자 현지에서는 이 운동이 본질적으로 조기 결혼을 부추긴다며 논란이 됐다.
유니세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소녀 10명 중 7명이 18세 이전에 결혼한다.
인도네시아 의회는 2019년 여성의 법정 혼인 최저연령을 16세에서 19세로 상향했지만, 여전히 법률과 상관없이 부모들이 요구하면 종교 당국 승인하에 조혼이 이뤄지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국교가 이슬람교는 아니지만, 2억7천만명 인구 가운데 87%가 무슬림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