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분기 가계대출 잔액이 2002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이에 카드대금 등 판매신용을 포함한 전체 가계신용 규모도 9년만에 감소세를 보였다.
한국은행은 24일 ‘2022년 1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를 통해 3월 말 기준 가계신용잔액은 1,859조4천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사상 최대를 기록한 지난해 12월 말 대비 6천억원 줄어든 수준이다.
가계 신용이 줄어든 것은 지난 2013년 1분기 9천억원 감소한 이후 9년만이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과 보험사, 대부업체, 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판매신용등을 더한 포괄적 가계부채를 의미한다.
가계신용에서 판매신용을 제외한 가계대출 잔액은 1분기 말 기준 1,752조7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 말 대비 1조5천억원 가량 감소했다.
가계대출이 직전분기 대비 감소한 것은 지난 2002년 4분기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잔액은 8조1천억원 불어난 989조8천억원이었지만 증가폭은 12조7천억원에서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주택거래 둔화 등에 따른 영향이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762조9천억원으로 같은 기간동안 9조6천억원 감고했다. 지난 4분기 9천억원 감소에 이어 두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였고 감소폭 역시 2003년 통계작성 이래 분기 기준 가장 컸다.
송재창 한국은행 금융통계팀장은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대출금리 상승과 정부와 금융기관의 관리 강화 등으로 감소폭이 확대됐다”며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은 금융기관의 대출규제 완화 노력으로 4월 소폭 늘었지만 대출금리가 계속 오르고 주택매매거래는 활발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추이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4분기 대비 기관별 가계대출 증감액은 예금은행과 비은행예금취금기관은 감소세로 전환됐지만, 기타금융기관은 증가세로 돌아섰다.
예금은행에서 4조5천억원, 상호저축은행·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에서 2조5천억원 줄었다. 반면 보험회사 등 기타금융기관에서는 5조5천억원 늘었다.
1분기 말 기준으로 판매신용 잔액은 106조7천억원을 기록했다. 여신전문회사를 중심으로 전분기보다 8천억원 늘어났다. 이는 지난해 4분기 5조2천억원 증가에 비해 큰 폭으로 줄어든 수준이다.
송 팀장은 “오미크론 확산의 영향이 있었던 것 같다”며 “3월 이후 거리두기가 점차 완화된 만큼 판매신용은 앞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