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 쌩쌩 달리는 올림픽대로에서 차량 사이를 유유히 걸어가는 여성의 정체가 드러났다.
지난 6일 방송된 SBS `궁금한 이야기Y`에서는 온라인을 들썩이게 한 여성 A씨의 친언니가 등장해 사연을 전했다.
앞서 지난달 24일, A씨가 올림픽대로 왕복 8차선 도로에서 롱패딩을 입고 손에는 책 한 권을 들고 태연하게 도로를 걸어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봄 날씨에 범상치 않은 옷차림과 당당한 발걸음에 시민이 포착한 영상이 `올림픽대로에 출몰한 귀신`이라는 제목으로 퍼져나갔다.
A씨의 가족은 "동생이 이토록 위험한 일상을 보낸 지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A씨의 언니 B씨는 "(영상을 보니) 누가 봐도 내 동생이었다. 어디까지 걸어갔었다고 말로만 들었지 그렇게 화면으로 본 건 처음이니까 손이 떨렸다"고 말했다.
B씨는 동생이 올림픽대로를 건넌 이유에 대해 "아마 다니는 교회로 가지 않았나 싶다. 신앙 쪽으로 미쳐 있다"고 밝혔다.
B씨에 따르면 A씨는 학창 시절 전교 1~2등을 다툴 정도로 똑똑했다. 하지만 유학을 다녀온 20대 초반부터 조금씩 이상해졌다고 한다. 자기 몸 안에 할머니가 있는 것처럼 이상한 말을 한다거나 한밤중 집에서 도망쳐 기도원으로 가는 등 교회에 광적인 집착을 보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A씨의 어머니는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했다. B씨 "동생이 이상한 소리 할 때, 누가 봐도 이상한 소리인데 엄마는 신이 하는 소리라면서 귀를 기울이시더라"며 "엄마가 (동생에게) 손을 얹고 `마귀야 나가라` 하면서 기도하셨다"고 했다.
A씨는 보행자 출입이 금지된 올림픽대로를 걸어간 이유를 묻자 횡설수설했다. 그는 "저는 면허증이 없어서 그런 위험한 길인지 모르고 흘러들어갔다"라며 "저 별로 문제없어요. 그냥 저도 그때 미쳤나 봐요"라고 말했다. 또 "갑자기 가다가 조폭 같은 무서운 사람들인 줄 알고 시커먼 사람들이 보였다"고도 했다.
결국 가족들은 A씨를 설득해 병원을 찾았다. A씨를 상담한 정신의학과 전문의는 "초기에는 환청과 망상이 주된 증상이었을 것 같은데 지금은 조현병과 조울증이 함께 있는 상태"라고 진단했다.
(사진=SBS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