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이 한국, 대만에 뒤처진 첨단 반도체 개발과 양산을 위해 협력을 강화한다.
미국을 방문 중인 하기우다 고이치 일본 경제산업상은 4일(현지시간)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과 회담하고 반도체 연구개발과 공급망 강화에 양국이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보도했다.
하기우다 경제산업상은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서로 잘하는 분야에서 개발 노력을 기울이고 싶다"고 말했다.
닛케이는 앞서 3일 "미국과 일본의 이번 반도체 분야 협력은 한국과 대만을 2나노 제품에서 따라잡고 2나노를 넘어서는 최첨단 제품을 먼저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고 해설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는 스마트폰과 슈퍼컴퓨터 등에 사용될 2나노미터(㎚,10억분의 1m) 제품의 양산을 준비중이고 삼성전자도 2025년부터 2나노 제품을 양산할 계획이다.
미국 IBM도 지난해 2나노 시제품 생산에 성공했고 일본의 도쿄일렉트론과 캐논 등 장비 업체는 IBM 등의 2나노 제품 양산 계획에 참여하고 있다.
양국 장관은 또 반도체 분야 협력 기본원칙으로 개방적인 시장, 투명성, 자유무역을 기본으로 미국, 일본과 일본을 비롯해 뜻을 같이하는 나라와 지역에서 공급망을 강화하는 목적을 공유한다고 명기했다.
이는 미·일이 반도체를 포함한 미래 핵심기술 분야에서 전략적 경쟁자인 중국의 반도체 산업 영향력 확대를 견제한 것으로 보인다.
양국은 반도체가 부족해지는 긴급한 상황이 벌어질 때도 협조하기로 했다.
하기우다 경제산업상은 또 제니퍼 그랜홈 에너지부 장관과도 회담하고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을 줄이기 위해 미국에 액화천연가스(LNG) 증산을 요청했다.
양국 장관은 공동성명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 안전 보장이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일본은 미국 LNG 생산에 참여하는 일본 기업에 융자를 늘리기로 했다.
아울러 탈탄소와 에너지 안보에 관한 양국 간 협의체도 설치하기로 했다.
하기우다 경제산업상은 4일 유럽연합(EU)이 러시아 원유와 석유제품 수입을 중단하는 제재안을 제안한 데 대해 "일본은 자원의 한계가 있어서 즉각 보조를 맞추기는 어렵다"고 부정적인 뜻을 나타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