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TV+ 드라마로 제작돼 다시 인기를 끄는 재미교포 작가 이민진의 소설 `파친코`의 판권 계약을 기존 출판사 문학사상 대신 인플루엔셜이 가져간 것으로 확인됐다.
3일 출판계에 따르면 이 작가의 판권 계약을 대행하는 에릭양 에이전시는 지난달 29일 인플루엔셜 측에 계약 승인을 통보했다. 판권 계약을 따내기 위해 국내 10여 개 출판사가 경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플루엔셜 관계자는 "판권 오퍼가 승인됐다는 연락을 받은 게 맞다"며 "아직 계약 확정 전인데 이번 주중에는 최종적으로 계약서를 작성하고 판권 계약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파친코`의 새 계약 조건은 `판권 기간 4년·판매량 보고 간격 3개월`로 전해졌다.
판권 계약을 위해서는 출판사가 이 작가 측에 최소 선인세(계약금) 20만 달러(한화 약 2억5천만원)에 인세 8%를 지급해야 하는 조건이 포함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인플루엔셜 측이 제시한 선인세는 10억원 이상으로 파악됐다.
인플루엔셜 측은 새로운 번역으로 재출간할 경우 최소 3개월이 걸리는 점을 고려할 때 이르면 8월 중 재출간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인플루엔셜 관계자는 "기존 번역을 그대로 사용할 수 없어 새로 번역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인플루엔셜 측은 이 작가가 2008년 출간한 `백만장자를 위한 공짜 음식`의 판권 계약도 `파친코`와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파친코`를 먼저 재출간한 다음 일정 기간을 두고 뒤에 재출간할 방침이다.
인플루엔셜은 일본의 유명 심리학자 기시미 이치로의 `미움받을 용기`, 영국의 인기 소설가이자 동화 작가인 매트 헤이그의 판타지 소설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등 베스트셀러를 펴낸 출판사다.
앞서 문학사상은 2017년 이 작가와 5년 계약을 맺고 이듬해 3월 `파친코` 1·2권을 출간했다. 최근 드라마 `파친코`가 공개되면서 원작 소설인 이 작품도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등 관심을 받았다.
문학사상은 지난달 21일로 만료되는 판권을 재계약하기 위해 이 작가와 협의했지만, 선인세(계약금)를 두고 의견 차이가 커 최종 무산됐다.
문학사상은 판권 문제로 지난달 13일 오전 10시부터 주요 온라인 서점에서 `파친코` 판매를 중단했고, 오프라인 서점에서는 같은 달 21일까지 판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