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수도` 상하이가 코로나19 신규 감염자 규모가 뚜렷하게 감소함에 따라 조심스럽게 점진적 정상화를 도모하고 있다.
1일 경제 매체 차이신 등에 따르면 상하이시 당국은 2차 조업 재개 대상 기업을 선별한 `화이트 리스트`를 만들어 지난달 28일 각 구정부를 통해 대상 기업에 개별 통보했다.
앞서 당국은 지난 11일 테슬라, 상하이폭스바겐, SMIC 등 관내 666개 기업을 1차 `화이트 리스트`에 올려 `폐쇄 루프` 운영을 조건으로 가동 재개를 허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폐쇄 루프는 직원들을 외부와 격리한 채 공장 내부에서 숙식시키는 방식이다.
2차 리스트 기업은 모두 1천188개다. 이로써 이번 봉쇄 이후 조업 재개가 허용된 기업은 모두 1천854개로 늘어났다.
자동차·전기·반도체·바이오 등 중점 분야의 중점 기업들이 포함된 1차 리스트의 관리 주체는 상하이 시정부였다. 대상 기업이 확대되면서 추가로 나온 2차 리스트의 관리 주체는 시 산하의 각 구정부다.
2차 리스트에는 칭화유니 계열의 스마트폰용 시스템온칩(SoC) 제조사인 UNISOC(쯔광잔루이), 퀄컴 상하이 법인, 화웨이,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등 제품을 만드는 국유기업 HDSC(화다반도체), 미국 자동차용 반도체 제조사인 온세미, 파나소닉 등 반도체·전자 분야 기업이 다수 포함됐다.
마비 상태에 있는 물류 회복을 위해 순펑, 중퉁 등 대형 택배회사들이 대거 포함된 것도 테슬라 등 각 산업 공급망의 정점에 있던 대형 업체들만 대상이 됐던 1차 리스트 때와 차별점이다.
이 밖에 자동차 시트 제조사 등 완성차 업체에 부품을 공급할 자동차 협력 업체들도 각 구가 주체가 된 2차 리스트에 들어갔다.
2차 리스트 선정 기업들은 각 구로부터 발급한 `조업 재개증`과 `중점 기업 차량 통행증`을 발급받아 조업 재개에 나서게 된다.
아직 상하이시 대부분이 봉쇄 중인 가운데 각 기업은 폐쇄 루프 방식으로 공장을 운영해야 한다.
상하이시는 코로나19 신규 감염자가 뚜렷하게 감소하면서 경제 정상화를 점진적으로 도모하고 있다.
지난달 30일에는 일일 신규 감염자 7천872명으로 전면 봉쇄 초기인 지난 2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달 29일부터 이틀 연속으로 중국이 봉쇄 완화의 필수 조건으로 여기는 `사회면 코로나 제로` 목표도 달성됐다.
`사회면 코로나 제로`란 격리소 등 통제구역으로 지정한 곳 바깥인 `사회면`에서 신규 감염자가 전혀 나오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지난 3월 이후 상하이에서는 60만명에 육박하는 누적 코로나 감염자가 발생했다.
시 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4월 30일까지 코로나19 감염자 말고도 63만명의 밀접 접촉자들이 격리 시설로 보내졌다.
밀접 접촉자 중 상당수가 격리소로 보내진 이후 코로나에 감염돼 숫자에 일부 중복이 있지만, 이번 대유행 기간 100만명 가까운 시민이 체육관, 학교, 컨벤션센터 등지에 마련된 격리소로 보내지고 한 달 넘게 지역 경제가 마비되는 값비싼 대가를 치른 끝에야 `제로 코로나`에 근접한 결과를 얻어낸 것이다.
구훙후이 상하이시 부비서장은 1일 일일 브리핑에서 "상하이 방역전이 단계적 효과를 거두고 있다"며 "전문가들이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상하이시의 코로나19 확산은 이미 효과적으로 통제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아직도 상하이에서 통제 지역을 중심으로 하루 5천건이 넘는 신규 감염자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당국은 매우 보수적으로 사회·경제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