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엔화값이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국내 시중은행에 엔화 예금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28일 기준 엔화 예금 잔액은 6천44억엔(약 5조9천억원)이다.
이는 올해 들어서만 22%(1천78억엔·약 1조원)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지난 3월 한 달간 잔액이 579억엔(약 5천600억원) 늘며 올해 잔액 증가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3월 들어 엔화값이 가파르게 떨어지자 유학생 가족이나 무역업체 등 평소 엔화 거래를 해야 하는 수요자들이 미리 환전을 해둔 것으로 은행권은 보고 있다. 더불어 향후 엔화 가치 반등을 예상한 투자 목적의 자금도 상당 부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29일 서울 외환시장 마감(오후 3시 30분) 무렵 엔화에 견준 원화 환율은 100엔당 964원 수준으로, 2월 말(1,041원) 대비 7.4% 하락(원화 가치 상승)했다.
최근 은행권에는 고객들의 엔화 투자 관련 문의가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엔화 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이미 엔저가 진행돼 온 만큼 현시점에서 엔화 투자 시엔 분할 매수 등의 방법으로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진호 우리은행 투자상품전략부 애널리스트는 "일본 중앙은행은 엔화 약세가 일본 경제에 긍정적이라는 시각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엔화의 약세 기조가 당분간 더 이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본인의 자금 여력을 고려한 분할 매수가 합리적인 것으로 판단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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