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21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위터를 인수하기 위해 테슬라 보유 지분을 담보로 은행 대출을 받기로 했다.
머스크는 이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465억 달러(57조5천670억 원) 규모의 트위터 인수 자금 조달 방안을 신고했다고 블룸버그 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보도했다.
신고서에 따르면 머스크는 인수자금 중 255억 달러를 은행 빚으로 조달하기로 했다. 이중 절반이 테슬라 주식담보 대출이다.
머스크에 돈을 꿔주는 금융기관은 미국 모건스탠리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를 비롯해 영국 바클레이즈, 일본 미쓰비시 UFG 파이낸셜그룹(MUFG)과 미즈호 은행, 프랑스 소시에테제네랄과 BNF 파리바다.
또한 머스크는 은행 빚인 부채 금융(debt financing) 255억 달러와 더불어 자기자본 조달을 의미하는 지분 금융(equity financing)으로 210억 달러를 확보하겠다고 했으나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은 공개하지 않았다.
블룸버그 통신은 머스크가 테슬라 주식담보 대출 약정분을 제외한 보유 지분을 팔거나 트위터 인수에 함께할 파트너를 확보하는 방안이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시도가 사모펀드의 관심을 끌고 있다며 인수전 참가를 고려 중인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가 머스크 등과도 협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머스크는 이날 신고서에서 트위터와 협상을 진행하려 한다면서도 적대적 인수합병(M&A)인 주식공개매수(텐더 오퍼·Tender Offer)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방식은 트위터 경영권을 획득하기 위해 다른 주주들을 접촉해 이들의 보유 주식을 직접 매입하는 것이다.
머스크는 지난 16일 엘비스 프레슬리 히트곡 제목인 `러브 미 텐더` 트윗을 올렸고 시장에선 머스크가 텐더 오퍼를 암시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은 바 있다.
앞서 머스크는 지난주 트위터에 430억 달러 인수 거래를 제안했으나 트위터 이사회는 그의 인수 시도에 맞서 포이즌 필 전략을 시행하기로 했다.
포이즌 필은 기존 주주에게 시가보다 훨씬 싼 가격에 지분을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것으로, 적대적 M&A에 대응해 경영권을 방어하는 수단으로 사용된다.
트위터는 머스크가 인수자금 조달 방안을 공개한 뒤 성명을 내고 "머스크로부터 업데이트된 제안을 받았다"며 "회사와 모든 주주에게 가장 이익이 되는 행동 방침을 결정하기 위해 신중하고 포괄적인 검토를 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머스크의 펀딩 소식 직후 트위터 주가가 1%도 안 올랐다며 트위터가 머스크의 인수 제안가에 퇴짜를 놓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시장은 여전히 이번 거래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