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셜미디어 트위터 이사회가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를 저지하기로 하자 머스크가 반격에 나섰다.
머스크는 16일(현지시간) 트위터에 글을 올려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가 회사를 떠난 뒤 이사회는 전체적으로 이 회사의 주식을 거의 소유하지 않고 있다"며 "객관적으로 봤을 때 이사회의 경제적 이익이 주주와 일치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위터 이사회가 경영권 방어를 위해 `포이즌 필` 전략을 가동한 것이 주주 이익에 위배되는 이사회의 과실로도 귀결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한 트위터 사용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트위터 이사회는 전날 머스크의 인수 시도에 대응해 포이즌 필을 시행하기로 했다. 포이즌 필은 적대적 M&A 대상이 된 기업이 신주를 대규모로 발행하거나, 적대적 M&A에 나선 측을 제외한 기존 주주들에게 신주를 시가보다 훨씬 싼 값에 매입할 수 있는 콜옵션을 미리 부여하는 제도다.
이렇게 하면 기존 주주들은 상대적으로 적은 돈을 들여 경영권 방어를 위한 지분을 늘릴 수 있지만, M&A에 나선 쪽은 지분 확보가 어려워진다.
트위터 인수 시도에서 장애에 봉착한 머스크는 이사진을 비판하는 네티즌들 의견에 잇따라 동조 댓글을 올리면서 여론전을 펼쳤다.
그는 트위터 이사 로버트 졸릭이 트위터에 접속해 글을 올린 적도 없고 지분도 없다고 주장하는 한 네티즌의 글에 느낌표를 달면서 호응했다. 또 트위터가 머스크의 인수를 막기 위해 부정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는 음모론에도 동의 의사를 나타냈다.
벤처캐피털 업체 크래프트벤처스 공동 창업자인 데이비드 색스는 "만약 게임이 공정하다면 머스크는 트위터를 살 것이다. 하지만 게임이 조작됐다면 그가 트위터를 살 수 없는 어떤 이유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부패가 얼마나 깊은지 알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머스크는 "정말이다"라고 댓글을 달았다.
머스크는 전날 "트위터를 (주당) 54.20달러에 비상장 회사로 만드는 것은 이사회가 아니라 주주들이 결정해야 한다"며 찬반 의견을 묻는 온라인 여론조사도 진행했다. 285만9천여 명이 참여한 이 조사에서 83.5%가 찬성 의견을 내놓자 머스크는 "여러분을 사랑한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지난 13일 주당 54.20달러에 트위터 지분 전체를 사들이겠다며 경영진에 인수를 제안했고 표현의 자유를 위해 이 소셜미디어를 비(非) 상장사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공개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