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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은행 사들이자"…금융권 지각변동 본격화

롯데카드 인수전에 KT·우리·하나금융 물망
롯데카드 인수시 업계 상위권 탈환
금융지주사, 비은행 계열사 인수로 수익 안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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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중위권 카드사인 롯데카드가 매물로 등장하면서 금융권 인수합병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채우려는 금융지주사들이 인수 대상자로 물망에 오르면서 금융권의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는데, 앞으로의 금융권 향방, 취재기자와 자세히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경제부 장슬기 기자 나와있습니다.

장 기자, 현재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보유한 롯데카드가 매물로 나와있습니다. 아직 공식화된 것은 없지만 지주사들의 물밑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것 같은데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현재 IB업계에서는 KT와 우리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등이 롯데카드 인수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우리금융이나 하나금융의 경우 카드사를 보유하고는 있지만,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이 미미하기 때문에 자산 규모를 늘리기 위해선 카드사 추가 인수가 불가피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고요.

KT의 경우 금융지주사는 아니지만 비씨카드와 케이뱅크를 계열사로 두고 있습니다. 게다가 비씨카드는 일반 카드사들처럼 소매금융을 주로 하고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롯데카드 인수를 통해 수익성을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시장은 보고 있습니다.

<앵커>
사실 우리가 롯데카드라고 하면 롯데 계열사로 많이들 알고 계시는데, 현재는 롯데 계열사가 아니지 않습니까? 그럼에도 롯데카드가 시장에서 매력적인 매물로 꼽히는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네, 지난 2019년 롯데그룹은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하면서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을 각각 사모펀드에 매각했습니다. 당시 MBK파트너스와 우리은행으로 구성된 MBK컨소시엄이 롯데가 보유했던 롯데카드 지분을 사들이면서, 현재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 지분 59.83%를 보유한 대주주입니다.

기존 롯데 유통망을 강점으로 갖고 있었던 매력은 떨어졌지만, 롯데카드는 대주주가 바뀐 이후 체질 개선을 통해 급속도로 성장해왔습니다. 사모펀드 입장에서는 매각 차익을 목적으로 하는 만큼 카드 브랜드 개편이나 디지털 전환에 보다 적극적이었다는 평가입니다.

실제 지난해 말 롯데카드의 총자산은 16조6,200억 원으로 인수 전인 2019년 3분기말(12조6,700억 원)보다 약 4조 원 가량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순익 역시 314억 원에서 2,414억 원으로 8배 가량 증가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롯데카드가 전체 카드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어느 정도입니까?

<기자>
지난해 말 기준 카드업계 자산 점유율 순위입니다.

롯데카드는 약 10% 점유율로 업계 5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래프 보시면 롯데 아래로 우리카드와 하나카드가 점유율 하위권을 차지하고 있는데요. 은행에서 카드사로 분사한 이후에도 우리와 하나는 업계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번 인수합병시장에 우리카드를 보유하고 있는 우리금융과 하나카드를 보유한 하나금융이 적극적으로 뛰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롯데카드를 인수하면 단숨에 업계 2~3위권으로 뛸 수 있는 기회인 셈입니다.

KT의 경우에는 계열사인 비씨카드의 주사업이 결제망사업입니다. 때문에 일반 소매금융 카드사들과 달리 수익원이 많지 않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카드사들이 독자적인 가맹망을 갖추기 시작하면서 비씨카드의 수익성이 악화되기 시작했는데요, 여기에 전체 매입업무 중 약 40% 가량을 차지했던 우리카드가 독자 가맹망을 구축하면서 수익 개선이 불가피한 상황이 됐습니다. 실제 최원석 비씨카드 사장이 "올해 새로운 결제시장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만큼 KT 역시 유력한 인수자로 꼽히고 있습니다.

<앵커>
현재로선 누가 가져가든 매력적인 매물이기엔 충분한 상황이군요. 가격이 굉장히 중요할 것 같은데?

<기자>
2019년 당시 MBK파트너스는 롯데카드를 1조8,000억 원에 인수했습니다. 앞서 언급한대로 사모펀드 특성상 매각 차익이 굉장히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시장에서는 사모펀드가 구매했을 당시보다 2배 가량 뛴 3조 원대 가격으로 거론이 되고는 있는데, 지주사들도 높은 가격 때문에 고민이 많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취재 비하인드 스토리로, 업계에서는 MBK파트너스가 현재 예상보다 빠르게 매각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렇게 보고 있는데요.

작년 코로나19 보복소비 여파로 카드결제량이 증가하면서 현재 카드사의 작년 실적들이 굉장히 잘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올해부터 추가 인하된 영세가맹점 수수료율이 적용이 됩니다. 올 하반기부터 발표되는 실적에는 수수료 인하분이 반영되면서 수익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고, 카드사의 몸값 역시 떨어질 수 있는 만큼 파는 사람 입장에서는 매각에 속도를 낼 수밖에 없다, 이런 해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의 신경전이 대단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전망이 좋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지주사들이 매번 비은행 금융사 인수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어떤 이유 때문입니까?

<기자>
자산규모 뿐만 아니라 금융지주사들의 실적에 있어서도 비은행 계열사들의 기여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지주사들은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올해 목표로 제시했는데요, 자세한 내용은 전민정 기자가 정리해봤습니다.

[전민정 기자 크로마]

<앵커>
현재 카드사 말고도 매물로 거론되고 있는 금융사는 어떤 곳들이 있나요?

<기자>
보험업계에서도 매물이 꾸준히 거론되는 회사들이 있습니다. 외국계 보험사인 동양생명과 ABL생명, 그리고 악사손해보험 등이 매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의 다자보험(전 안방보험)이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보유하고 있는데 다자보험의 민영화 과정에서 두 보험사가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지고 있습니다.

동양생명의 경우 총자산 37조 원 규모, ABL생명도 18조 원 규모로 작지 않은 중형사입니다. 신한금융이 오렌지라이프 인수로, 그리고 KB금융지주가 푸르덴셜생명 인수로 생명보험사 몸집을 키운 것 같이 우리금융이나 하나금융의 경우 카드사 외에 생보사 매물에도 관심을 보일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추가로 방금 전에 들어온 소식인데요. 금융위원회가 MG손해보험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했습니다. MG손보는 부채가 자산을 초과하면서 당국에서 자체 경영정상화를 요구했지만, 결국 자본확충마저 지연되면서 정상화에 실패했습니다. 금융당국은 MG손보의 공개매각 등 정리절차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앵커>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채우는 금융지주사들, 투자시장에서도 긍정적인 움직임으로 보고 있나요?

<기자>
네. 금융지주사들이 추가적으로 비은행 계열사를 인수할 경우 수익성이 늘어나게 되는 만큼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지주사 회장들이 적극적으로 비은행 인수에 나서는 이유에도 포함됩니다.

실제 과거 사례를 보면, 지난 2017년 금융 대장주 자리를 지켜왔던 신한금융이 7년 만에 KB금융에게 자리를 내줍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취임 후 적극적인 인수합병으로 KB증권과 KB손해보험, KB캐피탈로 완전자회사 전환을 완료한 시기입니다. 실제 윤 회장 취임 전인 2014년 KB의 시총은 신한의 3분의 2 수준이었는데, 윤 회장 취임 후인 2017년 KB는 시총 23조 원으로 신한을 뛰어넘습니다.

여기에 KB는 푸르덴셜생명까지 추가로 인수하며 보험 포트폴리오까지 탄탄하게 채웠습니다. 당시 엎치락 뒤치락 했던 두 지주사, 결국 현재 KB는 시총 24조6,174억 원으로 신한(20조8,965억 원)를 크게 앞지르고 굳건히 금융 대장주 타이틀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현재 우리나 하나같이 계열사 포트폴리오가 아직 채워지지 않은 지주사의 경우 시장에서 저평가되고 있는 경향이 있는데, 이 부분이 크게 보완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전문가 분석,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위원 : 특히 우리금융 같은 경우 좀 더 할인을 많이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벨루에이션(기업 가치)이 주가 측면에서…금융지주회사가 그런 회사들을 인수했을 때 고객 접점을 확대해서 다른 영역으로 시너지 효과를 크게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자회사들을 늘려가고 있는 것이라고 보면 될 것 같고요. 당연히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성장성과 수익성이 확보될 수 있으니까 장기적으로는 주가에 긍정적이라고 보는게 맞죠.]

<앵커>
장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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