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대외 불확실성 확대 속에서 경기둔화 우려까지 불거지면서 마땅한 투자처가 찾기가 여의치 않은 상황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특정 자산군에 대한 쏠림보다는 주요 자산군간 적절한 배분전략이 중요한 시기인데요, `ETF의 아버지`로 통하는, 국내 패시브 투자의 선구자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사진)를 정경준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지난 2002년 국내에 첫 상장지수펀드, ETF를 내놓으면서 본격적인 패시브 투자 시대를 연 주역, 배재규 한투운용 대표.
그간 20여년을 몸 담았던 삼성운용을 떠나 올해 초 한투운용 대표로 취임하면서 국내 ETF 시장에서의 또 한번의 변혁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배재규 한투운용 대표
"처음에는 시장을 따라가는 시장지수가 주를 이루다가 2년전부터는 테마형 ETF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 다음에는 테마 하나를 잘 선택하는 것 보다 자기가 투자하고 있는 금액 전체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투자하느냐가 중요한 과제가 될 것입니다."
배 대표는 ETF를 활용한 자산배분, 특히, 자산배분형 ETF 시대를 예고하면서 무엇보다도 장기, 분산투자에 대한 중요성을 역설했습니다. 유행을 쫓는 각종 테마투자에 대해서는 경계감을 내보였습니다.
[인터뷰] 배재규 한투운용 대표
"장기적으로 부를 증진시키는 방법은 트렌드를 따라다니는 투자가 아닙니다. 타이밍을 잘 찾을 수 있다면 그게 맞겠지만 오랜 경험으로 봤을 때 적절한 투자타이밍 찾기가 어렵습니다. 글로벌분산투자, 장기투자, 그리고 투자를 하는데 비용이 많이 들어서는 안되는, 저비용투자를 해야 합니다."
배 대표는 특히, 이제는 한국시장에서 `올인`해서는 안된다며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분산투자를 강조했습니다.
[인터뷰] 배재규 한투운용 대표
"이제는 한국시장에만 투자해서는 안됩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한국시장과 미국시장의 ROE(자기자본이익률)을 보면 한국시장은 (미국시장의) 반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성장성면에서 미국에 투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미국에 50% 정도로 대부분을 투자하고 나머지는 한국시장과 2차전지, 반도체 등 테마를 섞는 방식입니다."
배 대표는 자산운용업계의 고객신뢰를 강조하면서 이 연장선상에서 한투운용의 전면적인 쇄신도 예고했습니다.
현재 사용중인 상장지수펀드(ETF) 브랜드인 `KINDEX`도 과감히 버릴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외국 운용사에 대한 인수 의향도 내비쳤습니다.
[인터뷰] 배재규 한투운용 대표
"ETF 시장에서 한투운용의 존재감을 좀 더 높여보고 싶습니다. 그래서 `킨덱스`라는 이름도 바꿀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해외 운용사 인수와 관련해선) 미국 운용사의 경우 지금 굉장히 밸류에이션이 비쌉니다. 지금은 때가 적절치 않다고 봅니다. 그러나 성장하는 시장에 간다면 지금도 검토할 시장이 몇군데 있다고 봅니다. 인도 시장이 더 좋지 않을까 보고 있습니다"
배 대표는 최근 자사가 운용중인, 거래정지 러시아 관련 ETF에 대해서는 손실은 크겠지만 일부 실물자산 부분에 대해서는 고객들에게 돌려줄 수 있는 대책을 강구중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경제TV 정경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