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은행들이 대출 영업이 어려워지자, 대출상품에 대한 수익률을 슬그머니 올려 대출 소비자들의 이자부담은 더욱 높아지고 있는데요.
관련해서 자세한 이야기 경제부 전민정 기자와 나눠보겠습니다.
전 기자, 은행들이 이렇게 대출상품에 대한 목표이익률을 올리는 게 이자마진을 더 남기기 위해서라고 했는데요.
어떤 방식으로 이자를 더 받을 수 있다는 거죠?
<기자>
보통 은행의 대출금리는 코픽스라 불리는 `대출기준금리`에 영업마진을 고려한 가산금리를 더하고, 우대금리와 같은 가감조정금리를 빼는 방식으로 계산하는데요.
이렇게 대출금리를 결정짓는 가산금리를 구성하는 요소가 바로 `목표이익률`입니다.
따라서 보통 목표이익률을 높이면 가산금리도 따라 올라가게 됩니다.
실제 은행연합회 공시자료를 살펴봤는데, 목표이익률과 가산금리간에 분명한 상관관계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앞서 리포트에서도 보셨다시피 주요 시중은행들은 올해 1월 전달 보다 신용대출 목표이익률을 올려잡았는데요.
같은 기간 신용대출 가산금리도 함께 얼마나 올랐는지 봤더니,
목표이익률 변동이 없었던 하나은행의 경우, 가산금리가 0.13%p 하락했고 목표이익률을 0.06%p 소폭 올려잡았던 국민은행은 그대로였습니다.
하지만 역시 목표이익률을 높였던 신한은행과 농협은행은 각각 0.07%p, 0.15%p씩 가산금리가 올랐고,
이익률을 40%나 올려잡았던 우리은행의 경우에는 전달보다 가산금리가 0.4%p, 15.4%나 상승했습니다.
<앵커>
결국 은행이 대출 상품을 통해 얼마만큼의 이익을 낼 것인지를 정하는 `목표이익률` 조정을 통해 대출금리를 올렸다는 거네요.
<기자>
네 맞습니다.
<앵커>
그런데 최근 가계대출이 줄면서 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낮추고 있지 않습니까. 대출을 많이 받도록 하기 위해선 대출금리를 낮추는 것도 한 방법일텐데요. 금리가 좀 낮아졌나요?
<기자>
전혀 아닙니다. 지난해말부터 대출 수요가 크게 줄었지만, 가산금리는 내려가고 있지 않은 상황입니다.
오히려 5대 시중은행의 평균 가산금리는 지난해 2월 1.58%에서 1년 후인 지난달엔 1.84%까지 높아졌습니다.
지난해 시중은행들은 우대금리를 축소하고 가산금리를 높였는데요. 왜 높이냐 물어봤더니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규제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가계부채 총량을 맞추기 위해 대출 수요를 줄여야 했고, 그러기 위해 가산금리를 높일 수 밖에 없었다는 거죠.
또 은행들은 시장금리 급등으로 기업들이 회사채를 발행하기 어려워지면서 자금을 조달하는 비용이 비싸졌다는 점도 그 이유로 들었습니다.
앵커가 지적한대로 최근 은행들은 주로 한도를 풀거나 우대금리를 올리는 방식으로 대출 문턱을 낮추고 있는데요.
이를 두고 대출을 조일 때 금리를 올려놓고서는, 대출을 풀 때는 금리는 안 내리고 한도만 조정하는 `얌체 영업`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즉, 사실상 대출 총량 규제가 무의미해졌음에도 가산금리를 낮추지 않고 목표이익률을 높여 이른바 `이자장사`에만 급급했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거죠.
결국 은행들이 새로운 수익구조를 만들어내기보다는, 가계 대출에 높은 금리를 매기는 방식으로 이윤을 추구하고 있다는 비판도 피할 수 없어 보입니다.
관련해서 인터뷰 들어보시겠습니다.
[윤창현 / 국민의힘 의원: (은행들이) 규제에 따른 상황 변화를 잘 이용해서 수익을 냈는데 그 과정에서 소비자들의 이익은 침해되고 은행들의 이익은 늘어난 부분은 문제가 있지 않나…앞으로는 디지털 자산에 투자한다든가, 여러가지 빅테크와의 경쟁 구도 속에서 은행들이 새로운 수익모델을 열심히 찾아서 새로운 뱅킹을 선보이려는 노력도 같이 병행돼야 할 것입니다.]
<앵커>
그런데 가산금리 책정이 은행이 맘대로 정하기에는 대출 소비자들의 이자부담으로 직결되는 만큼, 그 산정 체계가 제대로 돼 있는지 들여다봐야 하지 않을까요?
<기자>
은행들이 목표이익률을 합리적으로 책정할 수 있도록 은행연합회가 지침을 내리긴 했습니다.
지난 2017년 5월부터 시중은행은 가산금리를 올리려면 내부 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치도록 기준을 바꿨는데요.
내부 목표이익률에 따라 과도하게 대출금리가 부과됐는지 위원회에서 합리성과 타당성을 심사해, 대출금리 산정 과정을 투명하게 하겠다는 취지죠.
표에서 보시다시피 시중은행들은 매년 많게는 수십차례씩 내부 심사위원회와 소위원회을 열고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리스크 관리, 여신심사 담당 임원이 참여해 일부 본부 부서에서 단독으로 가산금리를 조정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했지만, 결국 유명무실한 것으로 드러난 겁니다.
<앵커>
은행들이 목표이익률을 높이는 게 대출 소비자들에겐 부담이지만, 은행주를 들고 있는 투자자들 입장에선 수익이 늘어나면 투자 매력도가 높아지지 않나요?
<기자>
네 맞습니다. 5대 시중은행은 금리인상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에다, 내부적으론 목표이익률까지 올리며 지난해 사상 최대 순이익을 거뒀는데요.
앞으로도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예고되고 있어 순이자마진(NIM)은 계속 상승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다만 관건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은행들의 이자 장사에 경고장을 날리며 가산금리의 적절성을 검토하고 담합요소까지 살펴보겠다고 공언했다는 건데요.
일각에선 정부가 예대금리차와 가산금리에 대해 강하게 개입하다보면 대출 금리 인하 경쟁이 일어나 은행의 순이자마진이 낮아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하지만 금리 인상에 따른 실적향상의 흐름에는 큰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인데요. 이 부분은 인터뷰로 함께 확인해보겠습니다.
[김은갑 / IBK투자증권 연구원 : 가산금리가 조금 바뀌고 하는건 새로 나가는 대출부터 적용되는 것이고 이미 나간 대출은 원래 가산금리 체계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실적에는 단기적으로 큰 영향은 없구요. 투자심리상으로는 불안한 심리를 조성할 순 있겠지만 실적이 워낙 뒷받침 되니깐 주가는 괜찮지 않겠느냐…]
<앵커>
네 전 기자 잘들었습니다. 오늘 유튜브 제목과 해시태그는 뭐가 좋을까요?
<기자>
유튜브 제목은 "영끌족 등골 휘는데…이자놀이 벌이는 은행들"
해시태그는 `대출 수익률도 은행 마음대로`, `이자장사는 계속` 이렇게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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