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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 피하자"…해외 부동산 사재기하는 러 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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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부호들이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터키나 아랍에미리트(UAE) 부동산 매입에 나서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전쟁이 시작되면서 터키 이스탄불과 UAE 두바이 등지의 부동산 업체에 러시아인들의 구매 문의가 크게 늘었다.

러시아와 비교적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이들 두 국가는 일정 가격 이상의 부동산을 매입하는 외국인에게 거주 자격을 주고 있다.

터키는 25만달러(약 3억원) 이상의 부동산을 매입해 3년간 보유한 외국인에게 터키 여권을 발급해주며, UAE는 75만디르함(약 2억5천만원) 이상 부동산 구매자에게 3년 거주 비자를 내주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터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러시아인이 매입한 현지 주택이 509채로 지난해 전체 매입 건수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러시아인들은 지난 수년간 터키 부동산을 꾸준히 사들였지만, 수주 전부터는 매입이 폭증세를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스탄불 소재 부동산 업체인 골든 사인의 공동 창업자인 굴 굴은 "러시아인들이 매일 7∼8채 정도를 사들이고 있다"면서, 터키에 은행 계좌를 열고 현금으로 부동산을 매입하거나 금을 갖고 오는 경우도 있다고 소개했다.

또 터키 부동산을 사들이는 러시아인들은 터키로 재산을 옮겨 놓으려는 부자들로 한 번에 3채에서 5채씩 사들이기도 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들이 러시아의 신흥재벌(올리가르히)들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이스탄불에서 외국인 상대 부동산업을 하는 이브라힘 바바칸은 과거에는 러시아인들이 지중해 연안 도시인 안탈리아 같은 휴양지에 살고 싶어했지만, 지금은 투자 목적으로 이스탄불의 아파트를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두바이 소재 부동산 업체인 모던 리빙의 티아고 칼다스 최고경영자(CEO)도 러시아인들의 매입 문의가 최근 10배나 폭증했다고 밝혔다. 또 러시아인들의 구매 문의에 대응하기 위해 러시아어를 할 수 있는 직원을 3명이나 채용했다고 소개했다.

칼다스는 현재 대부분의 거래가 가상화폐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면서 러시아 부호들은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 이미 재산을 러시아 밖으로 옮겨 놓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인의 해외 부동산 매입을 중개하는 부동산업체 트라니오의 엘레나 밀리셴코바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세배 가까이 많은 두바이 아파트 매매 중개 요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밀리셴코바는 러시아인들이 제재에서 자신들의 재산을 보호하고 혼란스러운 러시아를 떠나 UAE로 피신하려고 부동산 매입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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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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