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손찌검을 하는 사상 초유의 난동을 부린 할리우드 배우 윌 스미스가 오스카상을 박탈당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CBS 뉴스 등에 따르면 상을 주관하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가 이 사건에 대한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
일각에서는 스미스의 영향력을 고려했을 때 중징계를 현실화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미스는 전날 로스앤젤레스(LA) 돌비극장에서 열린 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아내의 탈모증을 두고 농담을 했다는 이유로 시상자 크리스 록의 뺨을 후려쳤다.
그는 자리로 돌아온 직후 영화 `킹 리처드`로 남우주연상을 받고는 무대에서 눈물을 흘리며 수상 소감을 밝혔다. 다음 날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내가 선을 넘었고 내가 틀렸다"며 공개 사과했다.
AMPAS는 "공식적으로 이 사건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고 내규와 행동 규범, 캘리포니아주 법률에 따라 추가 조치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단 아카데미는 2017년 12월 개정한 표준 규정에서 회원들의 윤리적 행동을 명시하고 있다. 규정에는 "그 어떤 형태의 학대, 괴롭힘, 차별에도 단호히 반대한다"고 적시했으며 지위, 권위, 영향력을 악용해 품위를 해치는 것도 금지했다.
아카데미 위원회는 행동 강령을 위반했거나, 청렴성을 훼손하는 회원은 권한을 정지하거나 회원 자격을 박탈할 수 있다.
이런 규정을 고려했을 때 스미스의 협회 퇴출이나 수상 취소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스미스는 2002년 `알리`, 2007년 `행복을 찾아서`에 이어 3번째 도전만에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반면 중징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도 많다.
현재까지는 할리우드 주요 제작사 등 업계 큰손들이 스미스의 폭행 사건에 대해 침묵을 지키는 상황이다.
"이런 침묵은 할리우드에서 스미스의 광범위한 인기와 박스오피스 영향력을 방증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할리우드 영화 산업 고위 관계자는 로이터에 "스미스는 자기 분야에서 최상급 재능을 드러낸 사람이다. 이런 논란은 눈깜짝할 사이에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