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차기 한국은행 총재 후보로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을 지명한 것과 관련해 청와대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에서) 이창용이라고 해서 이창용을 (지명)한 것"이라며 황당하다는 입장을 감추지 않았다.
이 국장의 한은 총재 지명을 발표하며 청와대는 "당선인 측의 의견을 들었다"고 했지만 윤 당선인 측은 "협의하거나 추천한 바 없다"고 반발했다. 진실공방 양상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국은행 총재 협의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당선인 측과 실무협상 중 한국은행 총재 후보로 이 국장을 포함해 2명을 제시하며 `둘 중 누구냐`라고 물었더니 `이창용`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윤 당선인 쪽에서 이 국장에게 할 의사가 있느냐를 별도로 확인했다고 들었다고도 전했다.
이 관계자는 "그 쪽 인사를 원하는대로 해주면 선물 될 것 같기도 하고 계기가 돼 잘 풀릴 수 있겠다 싶었는데 당황스럽다"고 털어놨다. 또 "진실공방 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자꾸 그렇게 거짓말 하면 다 공개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사 원칙에 대해서는 `(문) 대통령 재임 중 한다, 내용은 당선인 측과 충분히 협의한다`라는 점을 강조하며 "대통령 임기 중에 인사권 행사한다는 게 싸인한다는 것이지 우리 사람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회동에 대해서도 "역대로 대통령 만날 때 이렇게 조건 걸고 만난 적이 없지 않느냐, 두 분이 빨리 만나는게 좋을 것 같고 나머지 세 자리는 빨리 협의하자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세 자리`는 공석인 감사위원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인사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 문제에 이어 한국은행 총재 지명과 과정에서도 감정 싸움이 격해지며 회동이 성사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