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사업비 8조 원에 이르는 체코 신규 원전사업 입찰이 닻을 올리면서 한국수력원자력이 사업 수주를 위한 공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한수원은 한국원전수출산업협회, 체코 상공회의소와 함께 현지 시각으로 22일 체코 프라하 힐튼 호텔에서 체코 정부 관계자와 원전 관련 공급사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APR1000 공급자 심포지엄`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한전기술과 한전KPS, 한전원자력연료, 두산중공업과 대우건설까지 `팀 코리아`는 우리나라 원전 기술의 우수성과 현지화 전략 등을 발표하고 체코 측에 제시할 노형인 `APR1000`의 유럽 사업자 요건(EUR) 인증 진행 현황을 소개했다.
기존에 입증된 `APR1400` 기술을 토대로 하는 `APR1000`은 체코의 기술 요건을 만족시키기 위해 개선한 노형으로, 올 하반기 유럽 사업자요건 인증 취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수원은 또 현지에 원전 전시관을 열고 국내 원전기술과 관련 산업을 알리는 한편 기업간 분야별 B2B 회의를 통해 우리나라와 체코 원전 관련 기업들의 사업 협력분야와 인적 교류를 확대하는 자리도 마련했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방문까지 7번째 체코를 찾았다는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BAEST`와 `VITKOVICE, I.B.C. Praha`, `MSA`와 `OSC` 등 체코 현지 공급사 대표들과 원전 기자재 공급, 운영 정비에 협력하겠다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맺는 등 사업 수주를 위해 직접 팔을 걷어붙였다.
체코 새 정부의 요제프 시켈라(Jozef Sikela) 산업통상부 장관과 만나 체코 신규 원전사업을 수주하기 위한 의지를 표하는가 하면 체코전력공사(CEZ)와 원전 운영과 정비, 건설과 시운전, 소형 모듈 원자로(SMR) 개발에 힘을 합치자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맺기도 했다.
정 사장은 "체코 정부에서 중요시하는 평가 요소가 현지화인 만큼 본 입찰 시작과 함께 공급자 초청 행사를 열게 돼 의미가 있다"며 "이번 행사를 기반으로 한-체코 두 나라 기업간 협력을 구체화 해 서로 윈윈(win-win) 할 수 있는 전략적 파트너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체코는 두코바니 지역에 1,200MW 이하급 가압경수로 원전 1기를 지을 예정으로, 오는 2024년까지 우선 협상자와 최종 사업자를 선정하고 5년 뒤 원전 건설에 착수, 2036년 상업운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기에 최대 3기까지 원전을 더 지을 계획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지난 17일 체코 정부와 체코 전력공사는 안보 평가에 문제가 없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과 프랑스 등 3개국 공급사를 대상으로 신규 원전사업 수주 최종 입찰 안내서를 발급했다.
당초 강력한 수주 경쟁 후보로 거론됐던 중국과 러시아 업체가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입찰에서 배제되면서 이번 체코 원전 수주전은 우리나라와 미국 `웨스팅하우스`, 프랑스 `EDF`의 3파전으로 압축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