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해외 진출 기업들의 리턴을 유도하기 위해선 단순히 규제를 푸는 것 외에도 기업들이 원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필요해 보이는데요.
그렇다면 기업 유턴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는 나라들의 유턴기업 정책은 어떤지 신용훈 기자가 짚어봅니다.
<기자>
유럽의 에어버스와 함께 전세계 항공기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보잉사.
인공위성과 발사체 등 우주산업에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보잉사는 지난 2014년부터 본국인 미국으로 돌아오기 시작했습니다.
보잉의 본국행 결정 배경에는 법인세 등 정부의 세금 혜택 외에도 하이테크 기술에 대한 접근성이 큰 몫을 차지 했습니다.
2011년 당시 오바마 정부는 첨단기술 분야 제조업 활성화를 기치로 내걸고 장기적으로 첨단 인프라를 구축해 리쇼어링을 유도한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세금과 행정 등 표면적인 지원에서 벗어나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인프라와 인력을 공급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집중해온 셈입니다.
그 결과 유턴 기업들은 생산공정에 사물인터넷과 3D 프린팅 기술, 인공지능 등을 보다 쉽게 결합할 수 있었고, 해외 공장을 돌리는 것보다 생산비를 줄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보잉은 3D 프린팅 기술로 항공기당 3백만 달러의 생산비를 줄였고, 중국에서 미국으로 공장을 옮긴 제네럴 일렉트릭은 스마트 팩토리를 통해 25%나 생산성을 끌어 올렸습니다.
이 밖에 미국은 특허 신속처리 지원을 위한 법(2010년)과, 인프리 개선에 자금을 지원하는 육상운송개혁법(2012년), 양질의 노동 인력 교육을 위한 미국 노동법과 현장훈련법을 잇따라 제정하는 등 리쇼어링 정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유럽의 리쇼어링 정책은 일자리 창출보다 산업 혁신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정부가 주도해 자국내 산업의 자동화와 혁신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기업들이 이들 선진 기술을 활용하도록 유인하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설정한 겁니다.
그 결과 독일의 지멘스는 2017년 덴마크의 풍력 터빈 공장을 쿡스하펜으로 이전하면서 디지털 제어 시스템과 산업용 로봇을 도입했고, 아디다스 역시 2016년 독일로 이전하면서 3D 프린팅과 지능형 로봇을 도입해 10명의 직원으로 50만 켤레의 운동화를 생산할 수 있게 됐습니다.
정부가 장기적으로 구축해온 첨단기술 인프라를 기반으로 높은 인건비를 상쇄하는 생산 효율을 일군 셈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유턴 정책은 어떨까?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업종이 제조업이나 지식서비스업이어야 하고, 외국인 투자 받은지 10년 이상, 리턴전 해외 생산량 의무적 축소 등 까다로운 요건을 채워야 합니다.
[강내영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 : 노동시장의 유연성 그리고 규제 개선, 법인세 인하, 세제 혜택 그리고 R&D 지원 등과 같은 인센티브 제공이나 기업 환경 측면에서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양질의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해서는 현행 투자금액 중심의 인센티브를 고용 창출이나 혁신성이 높은 국민경제 기여도가 높은 투자에 대해서 지원을 확충하는 방향으로...]
막상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더라도 같은 업종을 계속해서 유지해야하고, 유턴시 제출한 사업계획대로 경영을 하지 않으면 지원금은 환수 됩니다.
경영의 유연성을 발휘하기 힘든 요건들, 사업 방식을 개선하기 힘든 규제 방식이 리턴 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신용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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