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에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통상 기준금리 인상 폭의 2배인 0.5%포인트 인상, 이른바 `빅스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연준이 공격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불러드 총재는 올 연말 기준금리를 3%까지 올려야 한다면서 금리 인상에 있어 "더 빠른 것이 더 낫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0.25%포인트 금리 인상에 반대하며 0.5%포인트 인상을 주장한 바 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도 이날 연설을 통해 공급망 혼란이 물가를 끌어올리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인플레이션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면서 올해 일부 회의에서 큰 폭의 금리 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메스터 총재는 필요한 금리 인상의 상당 부분을 뒤로 미루지 말고 서둘러 올릴 필요가 있다면서 이렇게 해야만 경제가 예상과 다른 모습을 보일 때 대응하기 쉽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서는 올해 연말 기준금리가 2.5% 수준이 돼야 하며 내년에도 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기준금리 상단은 0.50%이고 연내 FOMC 정례회의는 6차례 남아 있다. 따라서 이들이 연말 기준금리 목표치로 제시한 2.5%, 3.0%를 달성하려면 최소 1∼3차례의 0.5%포인트 인상이 필요한 셈이다.
그동안 신중한 입장을 보여온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도 통화 완화책을 제거해야 할 때라면서 높은 인플레이션 상황을 막기 위해서는 중립 수준 또는 혹은 그 이상으로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전날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콘퍼런스에서 연준이 너무 높아진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신속히" 움직여야 한다면서 필요할 경우 한 번이나 여러 회의에서 0.5%포인트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중립이라는 일반적인 조치를 넘어서, 그리고 더 제약적인(restrictive) 수준까지 긴축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면 우리는 또한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해 중립 금리 수준 이상으로도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금리 선물 시장도 5월과 6월 회의에서 0.5%포인트 금리 인상이 이뤄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 이사들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이 이어지면서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에 반영된 5월과 6월 0.5%포인트 인상 전망이 더욱 커지고 있다.
기준금리는 올 연말 2.25%에, 내년 9월에 2.75%에서 3% 정도에서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랠프 액셀은 5월 FOMC 회의에서 0.5%포인트 금리 인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73%까지 올랐으며 6월 0.5%포인트 인상 가능성도 63%에 달한다고 소개했다.
골드만삭스도 연준이 5월과 6월에 0.5%포인트 금리를 인상하고 올해 안에 4차례 더 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연준은 지난 16일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